정년퇴직을 앞둔 근로자들이 정년연장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생년월일과 호적(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것이 달라 법원에 정정신청을 낸다. 예를 들어 60년생인데 59년생으로 잘못 기재돼 있으니 이를 바로 잡아달라는 얘기다. 법원이 정정을 허가하게 되면, 회사에 정년연장을 요구하고 받아들여 지지않으면 소송을 벌이는 경우다. 단 1년이라도 직장을 더 다니고 싶어하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노무법인 ‘사람과 사람’에 따르면, 정당한 절차를 거쳐 호적상 생년월일이 변경됐다면 정년 산정 기준일은 변경된 생년월일이라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정년이 만 60세인 회사에 재직 중인 근로자 A의 경우 가족관계등록부상 생년월일은 1953년 11월7일이고, 실제 생년월일은 1955년 1월10일이다. 그는 법원의 결정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 실제 생년월일을 되찾았다. 이후 A는 가족관계등록부 변경으로 자신의 정년 예정일이 늦춰졌다고 주장했고, 사용자는 가족관계등록부 변경과 무관하다고 항변함으로써 재판이 시작됐다. 법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정년 산정을 위한 생년월일은 실제의 생년월일로 봄이 상당하다”며 A의 손을 들어 주었다.

회사로선 취업규칙에 ‘정년 산정 기준일을 입사 시 생년월일로 한다’고 명시함으로써 이러한 다툼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이 지루하고 번거로운 소송까지 마다하지 않고 정년을 연장하려는 이유다. 실제 50대 중후반의 대다수 근로자들이 태어날 당시에는 출생신고를 늦게 한다는지 해 생년월일이 잘못된 사례가 적지않았다. 원인은 경제적 동기가 제일 클 것이다. 일할 시간은 짧아지고 앞으로 살 날은 길어졌으니, 조금이라도 더 일을 해야만 하는 절박함 때문이다. 은퇴를 해도 쉬지못하는 반퇴세대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착잡함이 우선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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