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중기의 자금 사정이 개선되지 않아 현재의 지원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금융학회가 지난 5일 개최한 ‘2015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및 특별 정책심포지엄’에서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서지용 교수는 “중소기업의 주요 자금 조달원인 은행대출의 흐름을 보면 중소기업 대출보다 가계대출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심화돼 2014년 4월 기준 중기대출 대비 가계대출의 비율은 70%를 기록하기도 했다.  은행들이 중기 대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또한 2011년 이후 정책금융 비중은 높아진 반면, 직접금융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중소기업의 비중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자본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은 여전히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자료=2015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및 특별 정책심포지엄 자료집>   ©중기이코노미

서 교수는 이와관련 중기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가 정부의 잘못된 지원방식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즉 정부의 직접, 단기, 중복 지원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중기에 대해 직접지원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재정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GDP 대비 정책금융 비중을 따져볼 때, 우리나라는 7.3%인 반면 미국은 0.5%에 그친다. 정부의 보증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GDP대비 정부의 보증 비중은 5.8%로 미국의 0.1%보다 높은 수준이다”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자금 지원방식을 직접지원에서 부분보증 위주의 간접지원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로써 정부의 재정부담을 줄이고, 지원 대상의 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2015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및 특별 정책심포지엄 자료집>   ©중기이코노미

또 다른 문제점은 정부의 지원이 단기로 그친다는 점이다. 서 교수에 따르면 장기 시설자금보다는 단기운전자본에 집중돼 있다. 2012년 8월 기준 신보, 기보, 정책금융공사, 중진공의 중소기업 운전자금 지원비중은 86.9%를 차지했다. 미국의 경우, 중소기업청이 중기에 대해 직접지원을 실시하는 대신, 중소기업투자회사(Small Business Investment Company, SBIC)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장기지원을 한다.

각 정책금융 집행기관들의 지원이 동일기업에게 중복 지원되고 있는 것도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서 교수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신보는 기보와 2조792억원, 기보는 신보와 1조5779억원, 지역신용보증재단은 각각 신보와 8649억원, 기보와 4522억원 중복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담보력이 높은 기업의 경우, 정책자금 외에도 민간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정책자금과 민간자금의 이중 수혜를 받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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