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미래창조과학부가 개최한 ‘이동통신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 합리화를 위한 통신정책 방안 공청회’에서 제4 이통사 허가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중기이코노미

9일 미래창조과학부가 개최한 ‘이동통신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 합리화를 위한 통신정책 방안 공청회’에서 이내찬 한성대 교수는 “제4 이동통신사는 시장의 집중도를 낮추는데 유용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허가에 찬성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우수한 사업자가 이익을 많이 남기는 건 박수칠 일이지만, 이는 경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며, “3개 사업자 간에 20년 이상 이어온 일종의 ‘룰’이 있을 것이고, 업계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안된다’는 묵시적 경향도 있었다. 제4이통의 진입은 이런 것들은 흔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4 통신사의 안정적 시장진입을 위해 필요한 요건으로 이 교수는 “정부가 제4이통 허가를 위해 엄격한 심사를 한다고 했는데, 보다 효율적으로 신규 제4이통 사업자를 시장에 진입하게 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심사라는 기준은 낮춰야 한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이동통신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 합리화를 위한 통신정책 방안’에서 “신규사업자의 시장안착 실패는 이용자 피해, 투자 매몰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 초래 우려가 있으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재정·기술적 능력 등을 갖춘 사업자가 있는 경우에 한해 진입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신규사업자가 많아야 하고, 이왕 지원하는 것 확실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허가를 엄격하게 하다가 신규 사업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되면, ‘복권 당첨되면 절반 주겠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반대의사를 명확히 밝혔으나, 각사의 시장 지위에 따라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렸다.

SKT 이상헌 상무는 “제4이통이 반드시 필요한지, 시장에 진입하면 다른 사업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국민에게 어떤 효용을 줄지 등을 놓고 쟁점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세운 경쟁촉진 필요성 자체에 의문을 표한 것이다. 이 상무는 “국내 시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LTE 네트워크와 전국 커버리지를 갖고 있다. 요금대비 품질도 뛰어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이동통신업이 GDP에 기여한 기여도가 1위라는 해외기관의 평가결과도 인용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경쟁촉진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미래부 분석에는 찬성표는 내놨다. KT 김충성 상무는 “미래부의 이동통신시장 진단에 공감한다”면서도, “확고한 시장지배력이 있는 사업자가 있으면 신규사업자가 고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시장지배력을 줄이는 정책이 우선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신규사업자 진입의 최대 리스크는 역량이 되지 않는 사업자의 진입”이라고 덧붙였다. “자격이 되지 않는 사업자의 진입은 시장 전체에 부담”이기 때문에 “허가 단계에서 매우 신중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지나친 비대칭규제는 신규사업자의 자생력의 자생력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LG유플러스 박형일 상무 역시 “국내 가구당 결합상품 가입률이 85%에 달한다”며, “단품과 결합 상품의 경쟁력이 차이 나는데, 제4이통이 결합상품 없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6월 중 제4 이통사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 뒤, 올해 중으로 허가절차를 진행해 2017년 중으로 사업을 개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중기이코노미

정부의 시각은 달랐다. 미래부 손승현 통신정책기획과장은 “통신시장이 포화상태라고 말하는데, 기준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가입률 100%로 보면 포화인가? 앞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한다고 한다. 주파수 수요는 늘고 있고 주파수 공급이 제때 안되면 통신 블랙아웃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급증하는 수요가 있는데 기존 사업자가 다 가져가려고 하는 것은 적절한 것인지 질문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3사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기술혁신과 투자로 새로운 시장을 열고, 기존 시장에서 서비스 혁신을 계속 해왔는지 먼저 뒤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손 과장은 “누구나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진입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필요하다. 진입 여부와 상관없이, 낮아진 문턱은 기존사업자들의 경쟁 행태를 바꿔줄 것으로 생각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목표하고 있는 제4통신 서비스 개시 시점은 2017년 중이다. 이날 공청회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6월 안으로 허가 기본계획을 확정·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계획 확정 이후 주파수할당 공고와 신규 기간통신사업자 허가신청 접수는 오는 8월말에서 9월말 사이에 이뤄질 예정이다. 신규 사업자에 대한 심사는 11월에서 12월 중 마무리하고, 주파수할당 대가 납부, 할당과 허가서 교부 등은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