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타이밍, 업황·실적·빅딜이 빚는 삼각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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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타이밍, 업황·실적·빅딜이 빚는 삼각함수 업황 최고조 + 기업실적 상승세 때 유리…기업들 4분기 선호

기사입력2015-06-15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거래소 ©중기이코노미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C사는 대표적인 상장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가 속한 업종은 국내시장에서는 이미 포화상태로 성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으나, 중국시장에서의 성장이 전망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중국 등 글로벌 진출을 성공하기 위해 기업공개를 단행했고, 해외시장 성장 가능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

반면 수년전 상장한 N사는 상장타이밍을 잘못 잡은 사례다. 업황이 최고점이 도달한 시점에서 상장을 추진했는데, 공모단계에서는 이미 업황침체가 시작된 상황이었다. 결국 상장 이후 지속적인 주가하락이 이어졌고, 유상증자 등 주가부양책도 업황침체의 파고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처럼 상장을 고민하는 회사들은 어떤 시기에 상장을 하는 것이 좋을지 쉽게 판단내리기 어렵다. 최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중견기업연합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5 상장희망기업을 위한 상장설명회’에서 NH투자증권 김중곤 ECM1부장은 “상장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기에 상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최근 IPO시장 트렌드는 4분기 상장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013년 상장한 3개사 중 5월에 1개사가 상장했고, 10월과 11월에 각각 1개사씩 상장했다. 총 6개사가 상장한 2014년 역시 상반기에는 5월에 1개사가 상장했을 뿐이지만, 11월과 12월 두달간 3개사가 상장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같은 추세를 더욱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2013년에는 2월을 제외하면 매월 상장사수가 1~2개에 그쳤으나, 10월 들어 5개로 급증한 뒤 11월 6개, 12월 7개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역시 마찬가지다. 매월 상장사 수가 1~4개 내외였으나 11월 5개사가 상장했고 12월에는 무려 16개사가 상장했다.

최근 2년간 월별 상장기업 수 현황

<자료= 2015 상장희망기업을 위한 상장설명회 자료집>

김 부장은 “연도별 4분기에 공모를 진행하는 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흥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른 분기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빅딜과의 일정이 중첩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의 최적 타이밍으로는 “기업실적이 확대되고 업황이 최고점에 다다르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업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경우, 업황이 먼저 변화한 다음 기업실적이 이를 뒤따르는 모습을 보인다. 업황이 하락하다 상승반전하면 기업실적은 이보다 조금 늦게 상승반전하고, 업황이 최고점에서 하락하면 이보다 늦게 기업실적이 하락하게 된다.

따라서 상장에 가장 높은 타이밍은 기업실적이 상승반전한 시점부터 업황이 최고점에 다다른 시기까지가 된다. 반면 기업실적이 최고점인 시기에 상장을 하면, 상장 이후 주가하락을 수반할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상장을 위해서는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상장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상장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대표주관회사 선정과 상장준비는 6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된다. 기업공개 업무를 처리할 대표 주관회사를 선정하고, 기업실사를 통한 사전 준비사항을 점검하며, 상장청구계획서를 체절하고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작성하는 것까지가 이 단계에서 진행된다.

다음으로 상장예비심사 청구와 승인은 약 2개월이 소요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4~5차례 자료를 요구하고, 현지실사와 대표이사 면담 등을 진행한다.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R 및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결정하며, 청약·배정 이후 상장신청과 거래개시가 이뤄진다. 이 과정이 도합 2~3개월 가량 걸리기 때문에, 예비심사까지 합치면 도합 5개월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대표주관회사의 기업실사 후 상장심사를 준비하는데 충분한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청구 1년 이전에 대표 주관회사를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장심사 승인 이후 6개월 이내에 상장신청을 해야 하며, 공모 진행에 약 5주 가량 소요되므로 공모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여유시간은 약 4개월이다.

상장절차별 소요기간

<자료= 2015 상장희망기업을 위한 상장설명회 자료집>

상장 시기를 결정할 때 증여세가 발생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특수관계자가 주식을 증여받고, 증여시점에서 5년 내에 상장할 경우에는 상장차익에 대해 증여세를 과세한다. 또 증여받은 재산으로 주식을 취득했을 때도 5년 내에 상장한 경우 법이 정하는 상장차익에 대해 증여세를 과세한다. 증여세 과세를 피해기 위해서는 증여시점에서 5년이 지난 후로 상장시기를 결정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