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개최된 ‘K-푸드 글로벌 전략포럼’.   ©중기이코노미

“과자와 맥주 등 수입산 가공식품의 국내 침투 속도가 빠르다. FTA 봇물로 법적인 경계(관세·비관세 장벽)가 완화되면서 국내시장에서 한국산과 수입산의 경쟁도 치열해진데다, 수입식품 해외직구까지 늘고 있다. 한류를 활용한 한식 기반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것은, 이러한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대안 중 하나다”

11일 개최된 ‘K-푸드 글로벌 전략포럼’에서 CJ제일제당 김정호 전략기획실장은 이 같이 말하며 성공적 식품한류 구축을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한국 드라마와 K-팝의 인기로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한류 이름값만 믿고 ‘한국산’을 내세워 진출하는 전략으로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국가별 문화 및 소비 스타일에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이 없다으면, 대기업도 실패의 구덩이를 피해갈 수 없다.

김 실장은 “과거에 한류가 한창 유행하기 시작할 때 제품을 수출한 적 있다. 한류효과만 믿고 현지 맞춤형 전략 없이 무작정 시작해 실패의 쓴 맛을 여러번 봤다. 최근에는 현지인의 입맛과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새로운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제품을 국가별·지역별 소비자의 식습관에 맞게 개발했다. 국내에서가벼운 한 끼 식사나 반찬용으로 팔고 있는 만두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Mini Wontons’라는 스낵용 만두로 모습을 바꿔 팔고 있다. 주로 반찬용으로 팔리는 김도 미국에서 과자처럼 즐길 수 있는 스낵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고추장은 햄버거나 스테이크의 디핑 소스용으로 수출된다.

CJ제일제당은 외국인의 식습관과 입맛을 고려해 반찬용 만두가 아닌 스낵용 만두를 개발해 수출하고 있다. 사진은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미니 만두. <자료=CJ 홈페이지>

김치의 변신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파리 부분을 좋아하는 한국인과 달리, 외국인은 아삭아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줄기 부분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줄기 부분이 많은 배추 종자까지 개발해 김치를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그는 “한국 식품의 고유의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각 국가의 스타일을 스며들게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CJ제일제당에서는 대표적인 글로벌 한식 제품을 다시다, 장·소스, 김치, 햇반, 만두, 김 등 6개로 정하고 이를 국가별로 다르게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깃시장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와 연구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창업기업의 사례도 있다. 싱가포르와 중국을 주요 진출무대로 하고 있는 외식프랜차이즈 식자재수출 회사인 (주)위두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꽁돈삼겹살’과 ‘KFooDExpress’라는 두 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1993년 창업기업으로 시작, 지금은 싱가포르와 중국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으며, 필리핀과 베트남에도 개점을 준비중인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는 중이다.

중소기업의 특성상 해외에 직접 나가 현지인을 만나고 시장조사를 하기 힘들었던 위두는 국내에서 사전조사를 했다. 이 회사 전영민 대표는 “주한미군과 주한대사관에서 열리는 행사에 주기적으로 시식행사를 열었다. 우리 제품을 선보이고 설문조사를 받는 방법으로 선행 조사를 했다. 또 강남역, 가로수길 등 외국인이 주로 방문하는 곳에서 직영점을 운영해 외국인들이 어떤 음식을 선호하는지 파악했다.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맛과 취향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지 프랜차이즈 운영은 물론, 한식의 전통은 고수하면서 맛은 현지에 맞춘 ‘꽁돈 소스’와 ‘꽁돈 시즈닝(조미료)’을 개발해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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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김정호 실장은 “K-푸드로 해외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국가의 식문화를 연구해야 한다. 국가마다 어떤 요리법을 좋아하고, 어떤 식습관을 갖고 있는지 아는 것은 필수”라면서 “이와 함께 한식이 건강한 조리법을 거친 우수한 식품이라는 것도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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