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국세 신용카드 납부 한도가 폐지되면서 1000만원 이상의 세금도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오는 7월1일부터 시작되는 부가세 확정신고 때도 현금흐름이 여의치 않은 법인과 개인사업자들이 신용카드로 세금을 납부할 전망이다. 

신용카드를 통한 국세 납부액은 매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2일 금융결제원이 중기이코노미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국세 신용카드 납부액은 2011년 1조3000억원, 2012년 2조2000억원, 2013년 2조6000억원, 2014년 3조1000억원이었다. 지금까지 신용카드로 납부된 국세만 10조원에 달한다.

이때 사업자들이 고려해야 할 점은 1%의 카드납부 수수료다. 납세자가 국세청 홈택스에서 국세를 납부할 때 신용카드 결제를 택하면 세액의 1%가 추가로 부과된다. 본래 신용카드 거래에서는 가맹점이 납부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나 국세 납부에서는 소비자에 해당하는 납세자가 이를 부담하고 있다. 국세기본법 시행령 26조의2(신용카드 등에 의한 국세납부)의 4항에서 납세자로부터 신용카드 납부세액을 징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수료율은 2년마다 국세청장이 결정한다. 신용카드를 통한 국세 납부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8년에는 1.5%였던 것이 2010년에는 1.2%, 2012년에는 1%로 낮아졌다. 2014년에도 재검토 때는 신용카드 1%를 유지하고 체크카드만 0.7%로 낮추기로 했다.

납세자가 부담한 신용카드 수수료는 고스란히 카드사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국세 신용카드 수수료는 2014년 연간 311억원이 걷혔고, 이중 98.1%에 해당하는 306억원이 카드사의 수입으로 귀속됐다.

김 의원은 “정부가 국세 신용카드 납부 한도를 폐지하는 등 신용카드 사용을 독려하고 있는데, 현행 제도가 유지된다면 납세자의 수수료 부담은 커지는 반면 카드사의 수익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면서 “신용카드 국세 납부를 통해 국가는 효과적으로 세수를 확보하고 카드사는 수익을 가져가는데, 비용 부담은 모두 국민이 지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카드납부 수수료도 지방세처럼 면제해줘야 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지방세의 경우 카드사가 납세자로부터 받은 금액을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1개월까지 운용해 납부대행에 따른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김 의원은 국세도 이같은 방식을 통해 납세자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3월 대표발의했다.

신용공여를 통한 수수료 절감 방안이 처음 나온 얘기는 아니다. 신용카드를 통한 국세 납부 도입방안을 논의하던 2007년에도 거론됐으나 국세납입이 지연될 수 지연된다는 반론이 제기됐었다. 당시 한국조세연구원 김재진 연구위원은 “국가가 신용카드 납부 수수료를 부담하는 경우 과도한 재정부담이 예상되며, 신용공여 방식은 세액의 국고입금이 지연돼 회계연도 불일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