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법상 원사업자에서 제외되는 중소기업의 범위가 확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7월27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연간매출액이 10~30억원인 소규모 중소기업은 원사업자에 해당되더라도 거래 상대방인 수급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제공할 지위에 있지 않다고 보아 하도급법의 적용을 면제받는다. 그런데 이같은 연간매출액 기준은 2005년도에 설정된 것으로 현재의 거래현실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10년간의 중소기업 성장추이를 고려해 이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원사업자에서 제외되는 기업의 연간매출액 기준은 제조·수리 업종의 경우 기존 20억원 미만에서 40억원 미만으로, 용역업종은 10억원 미만에서 20억원 미만으로 각각 2배씩 상향조정된다. 건설업종 역시 시공능력평가액 30억원 미만에서 60억원 미만으로 바뀐다.

원사업자 제외기준 조정내용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개정안에는 하도급대금 미지급으로 인한 수급사업자의 피해를 빨리 구제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앞으로는 하도급대금 미지급 사업자가 공정위의 조사개시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대금 미지급 행위를 자진시정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현행 규정은 대금 미지급 금액이 3억원을 초과하면 자진시정 여부에 관계없이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어, 이를 포기하는 사업자가 많았다. 

 
또한 공정위는 자진시정 사업자에게 부과하던 벌점도 없애기로 했다. 이로써 공정위가 하도급대금 미지급과 관련해 조사를 시작한 지 30일 이내에 업체가 문제를 자진시정하고 경고조치를 받으면 벌점을 부과 받지 않게 된다. 다만 이 규정을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3년 동안 하도급대금 미지급 전력이 3회 이상이고, 벌점 면제가 2회 이상 있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최초 경고를 제외한 나머지 경고마다 0.5점씩 벌점을 가산하기로 했다.

한편 개정안에는 하도급법 위반사업자의 과징금을 하도급대금 미지급 액수에 따라 부과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과징금 부과기준 개정내용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현행 시행령은 과징금 액수를 산정할 때 하도급대금의 2배에 위반행위 유형, 위반전력 등을 고려한 과징금 부과율을 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법 위반으로 사업자가 얻은 불법적 이익이 많더라도 하도급대금 금액이 적으면 과징금 액수가 적게 산정되고, 반대로 사업자가 얻은 불법적 이익이 적더라도 하도급대금 금액이 많으면 과징금 액수가 많게 산정됐다. 

이에 공정위는 하도급대금의 2배에 위반금액 비율을 곱하고, 여기에 다시 위반행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한 부과율을 2차적으로 곱해 과징금을 산출토록 바꾸기로 했다. 공정위는 “개정안은 과징금을 불법적 이익의 규모에 비례해 부과하도록 개선해, 법 위반 정도와 제재 수준 간의 합리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