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만화의 거리)의 모습.   ©중기이코노미

“재미로(路)는 일본 돗토리현에 있는 만화마을을 벤치마킹한 거리입니다. 만화마을은 요괴마을을 콘셉트로 한 만화마을은 만화가들의 작품을 위주로 조성된 지 20년 정도 된 곳입니다. 됐습니다. 외지인의 발길이 뜸했던 곳에 유동인구가 늘고, 만화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재미로는 이 점에 착안했습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홍보실 윤새미 선임연구원은 재미로가 조성된 이후 센터를 찾는 방문객들이 늘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재미로에 위치한 13개 가게들은 만화 캐릭터를 활용해 가게 내외부를 꾸몄다. 아래 사진은 만화 박물관으로 불리는 ‘재미랑’의 모습.   ©중기이코노미

서울시가 국내 만화 및 애니메이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재미로(만화의 거리)’를 꾸미는 데 한창이다. 명동역 3번 출구에서 남산자락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 이르는 450m 정도의 언덕 골목길(퇴계로 20길)을 지칭하는 재미로는 지난 2013년 조성되기 시작했다. 2020년까지 조성을 완료할 계획으로, 아직까지 만화의 거리로서 모습을 완벽하게 갖추지는 못했다. 명동역 3번 출구 바로 왼편에 있는 재미로 지도를 보고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되는데, 곳곳에 만화 캐릭터가 보이긴 하지만 표지판이 없어 아직 ‘만화의 거리’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힘들다.

하지만 길 양쪽으로 늘어선 작고 오래된 가게들 중 몇 곳은 이미 만화 캐릭터로 내외부를 단장했다. 이 가게들은 재미로의 ‘이색 가게’로 불린다. 재미로에는 카페, 스파, 토스트집, 학원 등 다양한 업종의 가게들이 있다.

윤 선임연구원은 “1년동안 ‘만화반상회’를 가졌습니다. 만화가와 가게주들이 모여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였는데요. 가게를 만화가들의 작품으로 꾸미고 싶다는 가게주와 만화가를 일대일로 매칭했습니다. 그 결과 재미로 60~70개의 가게 중 13곳이 만화 콘텐츠로 가게를 단장했는데, 만화가와 가게주 모두 만족하고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재미로의 끝자락에 위치한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중기이코노미

서울시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5월 재미로를 홍보하기 위한 만화거리 축제를 개최했다. 만화, 애니메이션 작가들이나 기업들이 직접 거리로 나와 작품을 전시하고 홍보와 판매를 하기도 했다. 현재는 작가들이 매주 주말마다 재미로에서 벼룩시장 등을 열고 있다. 윤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10월 세 번째 만화거리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다.

재미로에는 만화박물관 ‘재미랑’도 자리잡고 있다. 재미랑은 7명의 만화가와 예술가들의 작품이 모여있는 곳으로 지하와 2층은 작품 전시관, 1층은 제품 판매관, 3층 (예비)만화작가들의 공간, 4층은 시민들이 만화를 볼 수 있는 작은 도서관으로 구성돼 있다. 재미랑을 지나 250m정도 올라가면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있다. 

센터의 창작지원실은 만화 및 애니메이션 기업들이 입주해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대표 캐릭터 뽀로로의 제작사인 오콘과, 라바 제작사인 투바앤도 이곳을 거쳐갔다. 현재 5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이들은 센터내에 구비된 영상작업실, 음향작업실 등을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창작지원실 입주기업들은 센터 내외부를 활용해 캐릭터를 홍보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센터 입주 대상은 입주기간(2년) 동안 프로젝트를 완성하거나 마케팅 실행 계획이 있는 만화관련 작가 또는 제작업체다. 입주기간은 1회에 한해 1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3년까지 입주할 수 있다. 선정되면 2개월 내에 사업장 소재지를 서울애니메이션센터로 이전 신고하거나, 사업자 등록이 안돼 있는 경우에는 센터 소재지로 신규 개설해야 한다.

입주기업에게는 ▲회의실 무료이용 ▲극장·전시실·교육실 이용료 50% 감면 ▲기술지원실(영상·녹음편집실), 캐릭터 원형제작실 이용료 50% 감면 ▲편의시설 이용 등의 시설을 지원한다. 이와함께 경영·법률·세무 컨설팅을 받을 수 있으며, 홍보의 기회도 주어진다. 일부 기업은 서울애니시네마에 작품을 상영하거나 특별전시회도 열 수 있다.

윤 선임연구원은 “명동역 재미로 랜드마크 조성과 앵커(핵심)시설 추가 건립이 올해 주요 사업”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앵커시설인 재미랑에 이어 이달 29일에 두 번째 앵커시설이 설립될 계획이다. 센터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러한 앵커시설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문을 여는 두 번째 앵커시설 사업자로는 사쿤이 선정됐다. 갤러리와 판매공간 등으로 구성된 복합 문화공간을 꾸려나가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재미로 안내도. 오른쪽 아래 ‘현위치’(명동역 3번출구)에서 명동주민센터, 재미랑2, 재미랑1,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서울예대에 이르는 붉은색으로 칠해진 길이다<자료=서울애니메이션센터>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