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천공항철도 민간투자사업의 수입보장방식을 기존의 최소운임수입보장(MRG)에서 비용보전방식(SCS)으로 전환한다.

22일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의 인천공항철도 사업 재구조화 방안을 발표하고, 2040년까지 15조원(연 5800억원)에 달하는 재정부담액을 8조원(연 3100억원)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연간 2700억원씩 총 7조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MRG는 보장수입을 정해놓고 실제 운임수입이 이에 미달할 경우 정부가 그 차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간 인천공항철도는 보장수입이 너무 높아 민간사업자에게 과도한 수익을 보장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정부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인천공항철도에 총 1조3000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SCS의 경우, 운영에 필요한 최소비용을 표준운영비로 정해놓고 실제 운임수입이 이에 못 미칠 경우 그 차액을 지원한다. MRG 방식에 비해 재정지원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인천공항철도의 이번 SCS 전환은 금융시장의 저금리 추세가 반영돼 더 큰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국토부는 지난 1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최저수익률 입찰을 실시해, 연 수익률 3.55%를 제안한 국민·기업은행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협상 과정에서 기준금리가 2번 떨어지면서 사업 수익률은 3.19%까지 낮아졌다. 이는 역대 민간투자사업 수익률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최근 4.35%로 사업수익률이 정해진 서울9호선 등 비슷한 사례를 감안할 때, 정부는 5000억원 이상을 절약한 셈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MRG-SCS 사업구조 비교

<자료=국토교통부>

한편,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번 재구조화 과정에서 인천공항철도 사업시행자에 대한 보유지분 매각을 통해 4조4000억원 상당의 부채를 줄이게 됐다. 코레일은 2009년 12월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하면서 부채부담이 가중됐으나, 이를 다시 매각하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개선(411%→310%)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철도에 대한 정부의 지분율은 9.9%에서 34%로 확대되며, 신규투자자의 유상감자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2026년까지 49%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신규투자자의 투자원금과 이자(연 3.19%)를 보전해줘야 하는 SCS의 특성 상, 정부 지분매각 시 재정부담이 더 늘어나는 점, 인천공항철도의 공공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용자의 운임은 정부가 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당초 사업시행자는 정부와 맺은 실시협약에 따라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운임을 정부에 신고만 하면 바로 적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정부의 승인을 거친 운임을 적용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처럼 정부보유 지분이 대폭 확대되고 운임결정권까지 확보됨에 따라 인천공항철도의 공공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며 “앞으로 서비스 수준에 비해 운임이 과다하게 증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사업시행자는 오는 23일 변경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재구조화를 일단락 지을 계획이다. 사업시행자는 이날 사명을 코레일공항철도㈜에서 공항철도㈜로 변경하고, 기존차입금을 낮은 금리의 차입금으로 변경하는 자금 재조달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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