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방문에 대한 네티즌 패러디.<자료=국민일보 인터넷 기사 갈무리>

국민일보는 지난 16일 인터넷판 등의 기사에서 “설정 논란이 일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방문 사진이 수많은 패러디를 낳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14일 서울대병원 메르스 치료 격리병동을 방문한 박 대통령 주변에 ‘살려야 한다’는 문구가 쓰여 있는데, 이것이 “과도한 설정이 아니냐”는 논란이 네티즌들 사이에 일었다는 것이다. ‘살려야 한다’는 문구의 객체를 (환자가 아닌) 대통령 지지도, 김기춘·이완구 등 친박 계열 인사 등으로 바꿔 연출하는 패러디가 쏟아졌다는 요지의 기사였다. 이 기사는 “(이 문구들은) 메르스 격리환자를 받기 시작한 이달 초 의료진들이 자발적으로 붙인 것”이라는 서울대병원 홍보팀의 해명도 함께 실었다.

국민일보와 미디어오늘 등에 따르면,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해당 기사가 게재된 직후 국민일보 정치부장과 편집국장에게 “(문제의 기사가) 기사가 되느냐”고 항의성 의문을 표했고, 국민일보 측은 “그 여부는 기자와 언론사가 판단하는 것”이라는 논조의 응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해당 기사를 작성한 국민일보 편집국 온라인뉴스부 김상기 기자는 “기사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기사을 통해 의혹이 일고 있는 부분에 대한 진상과 시비를 정리했다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는 언론사의 ‘밥줄’이라 할 광고까지 비화된 모양새가 됐다. 다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김상기 기자의 기사 발행 이전 시점인) 19일, 모든 종합 일간지 1면에 메르스 관련 공익광고를 내면서 원래 광고를 게재했던 신문사 중 국민일보에만 광고를 배정하지 않았다. 국민일보는 11일자에서도 메르스 관련 광고를 받았는데 19일자에서는 광고가 누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기사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애당초 국민일보와 함께 한국일보도 19일자 광고가 누락될 판이었지만, 이후 재협의 등을 통해 다시 광고를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복수의 매체가 비판적인 기사를 냈다. 특히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청와대가 기사에 대한 보복으로 국민일보에만 광고를 못하게 했다면 졸렬하다”고 비판한 후 “권위주의 시절 언론을 통제하려 했던 ‘광고 탄압’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물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광고주인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문화체육관광부가 광고 취소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우리는 아무런 힘이 없다’는 말만 하고 있다”고 전하며, 김성우 수석의 발뺌에도 불구하고 (광고 제외가)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것이 확연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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