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광고에 사용된 배너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 사업자의 소주 제품을 근거없이 비방 광고한 하이트진로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4300만원을 부과했다고 22일 밝혔다. 공정위가 소주 시장에서의 비방 광고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2012년 3~5월 서울, 경기지역 등에서 ‘처음처럼 소주, 알칼리환원수는 인체에 치명적’, ‘처음처럼 독 이래도 되는건가요’, ‘건전한 음주와 건강을 위하여 인체에 해로운 처음처럼 소주를 취급·권유하지 않습니다’ 등의 표현이 적힌 현수막과 전단지를 배포했다.

이는 지난 2012년 3월 한국소비자TV의 한 프로그램에 근거한 것으로, 당시 방송은 처음처럼 제조용수인 알칼리환원수가 위장장애나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바탕으로 처음처럼의 유해성을 부각하는 광고를 펼쳤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결과 당시 하이트진로는 처음처럼의 인체 유해성 및 제조 과정상 불법성이 없음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비방광고 과정에서 술집 업주들이 자체적으로 한 것처럼 속이는 등 자사의 개입을 숨기려고 한 사실도 포착됐다.

이에 공정위는 하이트진로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1억43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식음료의 유해성에 민감해 이 회사의 광고를 접할 경우 처음처럼이 인체에 유해하거나 불법 제조된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