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대부업 최고금리를 5%p 내린 29.9%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3일 서민금융 지원 강화방안을 공개하는 브리핑에서 “30%가 넘는 고금리를 이용하고 있는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를 현행 34.9%에서 29.9%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약 4600억원 가량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현행 대부업법에 따르면 최고금리는 34.9%로 대부분의 대부업체들이 최고금리를 평균금리로 적용해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 

금융위는 대부업체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최대한 고려해 인하폭을 5%p로 정했다는 입장이다. 임 위원장은 “더 낮출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수 있으나 과거 대부업 최고금리가 낮아질 때마다 대부업체가 폐업하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그중 일부는 사금융으로 음성화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번 발표에서 서민금융진흥원 설립에도 힘을 실었다. 금융위가 제안한 서민금융진흥원은 서민금융 조달과 채권 추심, 채무조정을 모두 담당하는 기관이다. 현재 미소금융중앙재단과 국민행복기금, 신용회복위원회가 담당하는 업무를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는 이를 설립하기 위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임 위원장은 “서민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 제도가 많고 복잡해서 어디에 가서 어떻게 돈을 빌려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럴 때 서민금융진흥원을 이용하면 채무조정도 받을 수 있고, 자신의 처지에 맞는 금융상품도 제공받을 수 있고, 나아가 자활을 위한 고용복지센터에서 직업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금융위의 서민금융 대책이 졸속이라는 비판을 냈다. 이들은 “대부업체의 금리 낮추기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서민의 금융서비스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대해서는 “금융위는 항상 기관 설립 타령으로 자신들의 일자리에 관심을 두고 있다. 오늘도 예외없이 서민금융진흥원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서민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 없이 기구 설치나 만만한 대부업계 이율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정책적인 한계”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