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대표! 김○○ 부장 알아?”

뜬금없이 고교친구한테서 밤늦게 전화가 왔다. 당시에 김○○ 부장과는 몇십억원대의 통신위성 솔루션개발 건으로 자주 만나고 있던 차라 무엇인가 느낌이 있었다. 친구와 김○○ 부장은 대학교 동기며, 같은 회사에서 몇 년간을 함께 근무한 사이였다. 우연히 필자의 회사이야기를 하다가 연락을 한 것이라 했다.

IT 솔루션 영업의 경우 수많은 경쟁사들이 수주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한다. 당시 회사가 힘든 상황이어서 필자는 모든 것을 걸고 수주를 위해 노력했다. 발주업체의 담당 부장은 어찌보면 ‘공포’의 대상이다. 회사의 존폐를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했기 때문인데, 그 사람이 바로 김 부장인 것이다.

무슨 일을 하건, 전에 얼마나 잘 나갔건, 돈이 얼마나 많던 ‘지금 모습’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인맥관리의 기본이다.<자료=비자트>

누구를 알고 있다는 것, 영업에서 적지않은 영향력을 갖게 한다. 영업을 할 때 “누구 아느냐?”는 식의 질문을 종종 받곤 한다. 때로는 긍정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부정적이기도 하지만, 학연 지연 등을 찾아 관계를 만들어 놓는 게 영업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 누구누구 아는데” 하면서 소위 고위직이나 대표 혹은 회사 임원 등과의 관계 즉 ‘인맥’을 팔아 영업을 하다 보면 많은 실수를 하게 된다. 대부분 인맥을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단정짓곤 한다. 나에게 조금이라도 이득이 될 수 있는 사람, 매출을 올려줄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 내가 어려울 때 흔쾌히 ‘이름을 팔아라’고 말해주는 사람 등등 진짜 인맥이라고들 얘기한다. 하지만 정작 그러한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내 자신은 남들에게 어떤 인맥인지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질 않는다. 이게 가장 큰 문제다.

사업을 하면서 인맥은 인연의 소중함을 아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그 사람이 지금 무슨 일을 하건, 전에 얼마나 잘 나갔건, 돈이 얼마나 많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아무리 잘나가고 있다고 해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인생이다. 현재 스마트폰에 저장된 이름과 얼굴을 하나하나 기억하면서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인맥관리의 기본이다.[MTT 신용완 대표이사]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