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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 수출사기엔 무보 부당업무도 한 몫

시스템 미비에 검증소홀 등 산업부 감사로 드러나

기사입력2015-06-24 11:36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수출실적을 조작하는 등의 수법으로 3282억원의 무역금융 사고를 낸 모뉴엘의 제주사옥 <사진=뉴시스>
수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모뉴엘의 수출사기 사건 배경에는 무역보험공사의 부당한 업무처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국회의원은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로부터 제출받은 ‘무역보험 운영실태 감사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당한 업무처리와 제도적 허점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산업부는 ㈜모뉴엘의 사기수출로 인한 3282억원의 무역금융 사고를 계기로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무보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결과 산업부는 무보 직원 18명에 대해 문책 및 주의 처분을 했고, 제도개선 과제 18건을 포함해 총 58건의 감사결과를 무보에 통보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무보는 ㈜모뉴엘의 재무제표 위조를 적발하지 못한 것을 물론이고, 해외 현지법인과 위탁공장을 현지 실사하면서 방문조사를 하지 않거나 국내 사업장 현장 실사도 졸속으로 한 사실이 밝혀졌다.

㈜모뉴엘 관련 업무 이외에 신용조사와 평가업무 전반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우선 분식회계 적발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아, 수출자가 제출한 재무제표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신용평가 심사와 절차가 미비했고, 사후관리도 부실하게 운영되다 보니 현실적으로 수출사기 기업 등을 적발하는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전 의원은 “무보의 허술한 내부통제기능도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무보는 영업과 심사 업무가 일원화된 구조로 돼 견제와 감시 기능이 작동되지 않았다. 자체 운영 중인 인수심사위원회는 전문성이 부족한 내부 직원으로 구성돼 최근 5년간 안건 부결률이 2%에 그치는 등 유명무실했였다. 또한 한도금액 심사 시 수출기업과의 대면 접촉이 불가피해 수출기업의 로비에 취약하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무보가 2010년도부터 수출우량 중소기업을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보증한도, 보험(보증)료 할인 등의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글로벌 성장사다리 프로그램’ 운영도 매우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보는 우량기업 선정과정에서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을 선정하거나 재무악화 등으로 자격을 상실한 기업을 선정업체로 자동편입 하는 등 부당하게 제도를 운영했다.

지난 11일에는 ㈜후론티어가 1563억원 상당의 수출사기를 저지르고, 28억원 상당을 해외로 빼돌린 사건이 발표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무보는 수출신용보증 20억원을 해당 은행에 대위변제했고, 1300만달러는 은행의 귀책 사유가 확인된 후 지급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후론티어 사건은 모뉴엘 사건과 유사할 뿐만 아니라 제 3의 모뉴엘 사건도 발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전 의원은 “산업부는 무보의 감사결과 이행조치를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고, 무보는 내부통제 기능 강화, 철저한 신용평가와 사후관리 통해 무역보험제도가 악용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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