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자영업자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8.2%로 OECD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높았다. OECD 평균인 15.8%에 비해 두 배 정도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국내 자영업체를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5개국과 비교했을 때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 부가가치가 낮은 전통 서비스업 분야에 집중돼 있어 영세 자영업자들끼리 과잉경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도소매업 사업체는 인구 1000명당 18.8로 주요 주요 5개국 평균(8.9개)의 두배 였으며, 음식·숙박업은 1000명당 13.5개로 주요 5개국 평균(3.5개)의 3.9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메르스(MERS, 중동기호흡증후군)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메르스 긴급경영자금 등을 통해 지원을 받고 있지만 소비 자체가 위축됐기 때문에 상황은 쉽게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메르스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다고 해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업종이 생겨나면서 경쟁이 심해져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국내 자영업의 고질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제 자영업자들은 새로운 전략을 고려해 볼 시점이다. 동종업체와 경쟁해 몸집을 키우려고 하지 말고 협업전략을 써먹어 볼 때라는 것이다.

지난 23일 서울신용보증재단 주최로 열린 ‘2015년 협업사업 설명회’에서 서울신용보증재단 김진희 컨설턴트는사업을 소개하며 “시장 자영업체들에게 특히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협업을 통해 시설과 브랜드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협업을 통해 서로 신뢰감을 쌓게 되면 새로운 협업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이 발표한 협업 성공사례를 보면, 협업 방식은 어렵지 않다. 거리가 가까운 자영업체들끼리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나 기계를  설립해 함께 쓰면서 품질이 향상돼 매출이 올라갔다. 또 자영업체 몇 곳이 모여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홈페이지를 제작해 브랜드를 홍보하기도 했다. 용산구에 위치한 떡집은 공동 브랜드를 만든 이후에 신뢰도를 인정 받아 브랜드 제작 이후 월 단위 600~700만원의 신규 거래처를 따냈다고 한다.

협업은 자영업자들의 사업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것은 물론, 자영업자들이 함께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획기적인 사업전략이나 아이템이 있지 않고는 비슷한 업종이 즐비하고 있는 자영업계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마이웨이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발전 가능성이 희박하다. 비슷한 도움이 필요한 자영업자들끼리 힘을 모아 살 길을 찾아야 한다. 협업을 단순히 지원금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업체간 장기적인 신뢰 구축과 상생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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