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모씨는 지난 3월 자신의 엑센트 차량을 주유소의 기계식 자동세차기로 세차한 뒤 트렁크 부분이 파손된 것을 발견했다. 전씨는 세차장에 설치된 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판독한 결과 세차기기 때문임을 알게 됐고, 주유소에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업체에서는 전씨가 세차 중 브레이크를 밟아 차량이 파손된 것이라며 보상을 거부했다.

#2. 지난 4월 이모씨는 기계식 자동세차기로 산타페 차량을 세차한 후 앞 유리가 파손됐다. 이씨는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세차기의 원통형 브러시에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업체에선 이 요구를 거부했다.

최근 주유소 등의 기계식 자동세차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차량이 손상되는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5월말까지 접수된 자동차 세차 관련 소비자피해 상담은 총 430건으로, 이중 주유소 기계식 자동세차기로 인한 피해는 376건(87.4%)에 달했다. 세차 담당 직원 잘못으로 인한 손 세차 피해는 43건(10.0%), 셀프 세차장의 세차 장비 노화와 불량으로 인한 피해는 11건(2.6%)이었다.  

차량 손상 관련 세차 방식 현황

단위: 건 <자료=한국소비자원>   ©중기이코노미

전체 피해자의 차량 손상 내용을 분석해 보면, 보닛, 트렁크, 범퍼 등 차량 외관에 흠집·스크래치가 발생한 경우가 절반 이상(217건, 50.5%)을 차지했다. 이어 유리 파손(65건, 15.1%), 차량용 루프박스, 캐리어, 엠블럼 등 부착물 파손(40건, 9.3%) 사이드 미러 파손(39건, 9.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피해에 대해 세차업자가 과실을 인정한 경우는 89건(20.7%)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세차업자가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341건, 79.3%) 것이다. 이들은 주로 차량 손상이 세차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아예 부인하거나, 자동 세차시 발생한 차량 손상은 책임지지 않는다고 이미 명시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책임을 회피했다.

김현윤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국 자동차팀장은 “소비자 또한 세차 후 즉시 차량 손상을 확인하지 않고 나중에야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세차로 인한 차량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세차 전후 흠집 등 손상 부위가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차량 파손 여부와 관련한 다툼이 발생할 경우엔 현장 CCTV 영상물 등 증거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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