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국내 30대 공기업의 직원 고용 형태를 분석한 결과, 비정규직 직원이 정규직보다 5배나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규직 직원을 1명 뽑을 때, 비정규직 직원은 5명 가까이 늘렸단 소리다.

최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0~2014년 국내 30개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의 고용 형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비정규직은 3만9898명에서 4만4837명으로 4939명(12.4%) 급증한 반면 정규직 직원은 9만7513명에서 9만8659명으로 1146명(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로써 전체 직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29.0%에서 지난해 31.2%로 2.2%p나 늘어났다. 비정규직에는 무기계약직, 일반 계약직, 소속 외 직원을 모두 포함했다.

4년간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였다. 이 기업의 지난해 정규직 직원은 6113명으로 2010년보다 508명(7.7%)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은 2065명으로 876명(73.7%)이나 늘었다.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은 한국마사회로 조사됐다. 이 기업은 직원 9360명 가운데 정규직은 852명 뿐이고, 나머지 8508명이 모두 비정규직이었다. 전체 근무자의 90.9%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2013년 9월 “민간기업의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화를 유도하기 위해 공공기관부터 모범을 보이겠다”며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당시 가이드라인에는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사용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것이 핵심사안으로 제시돼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은 기대만큼 줄지 않았고,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비정규직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정부가 정말로 불안정 노동을 해소할 마음이 있는지 의심마저 들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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