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이란 저작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배타적인 권리입니다. 따라서 타인이 무단으로 복제 등 저작권을 침해할 경우 위법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예외적으로 저작권의 침해 행위이지만 위법이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저작권의 제한(예외)’이라는 것이죠.

저작자의 허락 없이도 일정한 경우 저작물의 이용이 허용되는 이유는, 저작물도 사회적 산물이며, 문화발전을 위해서는 일정부분 타인에게 활용되어야 함에도, 저작자만 보호하면 사회 문화가 발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 저작자 역시 과거 타인의 문화자산을 통해 만든 저작물이었음에도 사회적 산물을 그 저작자에게만 독점하도록 허락하는 셈이 됩니다. 그리고 저작자 이후에도 저작물을 활용한 새로운 저작물을 만들 기회를 원천에 차단하는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요건에 따라 저작자의 허락 없이도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국내 저작권법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허용유형이 있습니다.

1.재판, 정치연설, 학교교육, 시험문제로의 복제, 시사 및 논설 등 언론에서의 사용

재판 절차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또는 입법, 행정을 위한 내부자료로는 허락 없이 복제가 가능합니다(제23조). 그리고 공개적으로 행한 정치연설 등에 사용하는 저작물도 사용이 허용됩니다(제24조). 중요한 것은 ‘공개적’ 연설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학교 등에서 교육 목적으로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저작자에게 보상금을 주어야 합니다(제25조). 언론 보도의 경우, 언론 보도 과정 중 들리거나 보이는 저작물은 정당한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제26조, 27조). 학교의 입학시험 및 시험 등을 위해서 정당한 범위 내에서 저작물을 복제할 수 있습니다(제32조).

2.책·논문 등에 사용되는 인용, 비영리 공연·방송, 방송사업자의 일시적 녹음·녹화

우리가 학위논문이나 레포트를 쓰거나, 책을 저술할 때 타인의 저작물을 인용하여 쓰기도 하지요. 이 때 관행에 따라 인용하는 것은 저작권법 위반이 아닙니다(제28조). 관행이란 인용부분을 명확하게 따옴표 등을 사용하여 명시하거나 페이지를 명시하고, 출처를 명시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영리인 경우 방송 등에 저작권자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있는데(제29조), 비영리여야 하므로 간접적 영리 즉 무료 시사회라고 하면서 선전용의 시사회라면 영리 공연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청중으로부터 대가를 받으면 안 되는데, 무료 공연이라도 유료 웹사이트 회원들의 관람만 허용되는 경우는 대가를 받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실연자에게 통상의 보수를 지급해서는 안됩니다. 완전 무료공연에 선전용도 없으나 실연자에게 보수를 지급했다면 이미 영리공연입니다. 다만 ‘통상’의 보수이므로, 교통비나 식대 정도의 실비라면 보수로 보지 않습니다. 방송의 경우 편집을 위해 일시적으로 복사해 놓을 수 있겠죠? 이 경우는 방송사업자의 일시적 녹음, 녹화로서 저작권 위반이 아닙니다(제34조).

3.사적 이용

위의 경우 외에도, 집에서 개인적으로만 쓰는 경우에는 저작물 이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중 복사기로 한 복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제30조). 그 이유는 손으로 한 복제는 오래 걸려서 많이 전파되지 않지만, 사적 복제라도 공중 복사기를 이용하면 너무 많이 복제가 되어 사적 이용이라도 본질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도서관 책의 복사,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복제

도서관에 가면 책을 못 빌리게 된 경우, 일부분만 복사해서 가져갈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디지털 파일로는 복제할 수 없고, 하드카피로만 복사할 수 있으며 1인당 한 부로 제한되며, 도서의 일부분만 복사할 수 있습니다(제31조).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하여 점자 등을 만들기 위한 비영리 복제도 허용됩니다(제33조).

5.미술저작물의 전시 또는 복제

미술품은 다른 저작물과 달리 딱 한 개만 존재합니다(사진/판화/조각 제외). 그래서 약간 전시나 복제에 대한 허용을 너그럽게 해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원본소유자는 저작권자가 아니더라도 전시할 수 있습니다(다만 공공장소에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미술관 등의 그림이나 조각을 ‘다른 양식’으로 즉 조각을 ‘그림’으로 복제할 수 있습니다(미술학도들이 미술관에 와서 많이 그렇게 연습하지요). 또한 전시도록을 위해 책자를 만들 때도 저작권 허락 없이 가능합니다(제35조).

6.컴퓨터프로그램 특례

위 1~5의 경우,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면 모두 적용되지 않고 별도의 조항이 적용됩니다. 이에 따르면 위 1~5의 경우와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 들면 1에서 재판의 사용의 경우,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이 조항을 적용 받지 않고 101조의3이 적용됩니다(제37조의2). 따라서 프로그램은 재판 이외에 ‘수사’의 경우에 복제가 가능하지만 입법, 행정을 위한 내부 자료로는 복제할 수 없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7.공정이용(포괄적 허용조항)

위의 경우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특정상황을 가정하여 허락한 것인 반면, 공정이용조항은 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두루뭉실하게 ‘목적이 정당하면’ 포괄적으로 저작권자 허락 없이 사용할 수 있음을 명시한 ‘포괄규정’입니다. (1)되도록 비영리적 일 것 (2)가능한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가 사실적 저작물이거나 공표된 저작물일 것 (3)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 중 적은 비중이고 중요성이 덜할 것 (4)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시장가치를 잠식하지 않을 것을 요건으로 합니다.

8.법정허락

만약 도대체 저작권자가 누군지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 허락을 받고 싶어도 누군지 몰라서 못 받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는 적절한 대가를 법원에 공탁하고 법정에서 허락을 받아 쓰는 ‘법정허락’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제50조).[엘지전자 스마트비즈니스센터 김별다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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