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언급하며 “(우리 두 사람이) 각각 다른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30일 오후 2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함께 개혁을 찾는다’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여야 공동 토론회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여야 공동 토론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국회가 생긴 이래 처음이었다”면서 “유 원내대표와 나 모두 각각 다른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당시 토론회는 매우 보람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언급한 ‘어려움’은 자신의 검찰 소환 통보와 유 원내대표의 사퇴 압박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검찰은 김 전 대표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세 차례 소환 통보를 했으나 김 전 대표는 응하지 않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을 주도한 것과 관련해 당 내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행사의 사회를 맡은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이사장은 “유 원내대표가 참석하려 했으나 오전 11시40분경 연락이 와 ‘어떻게 하기 힘들다’고 말하기에 ‘충분히 이해한다’고 답했다”고 했다.

한편 재벌 개혁을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과 박영선 의원도 참석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재벌이 잘 돼야 한국경제가 잘 된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나 그 반대도 맞는 얘기다. 재벌이 잘 못되면 국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재벌이 잘못하면 IMF 경제위기 때 그랬듯 국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재벌이 마음대로 하도록 두는 것은 재벌도 망치고 다음세대도 어렵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박영선 의원은 “보수와 진보, 경제학자가 모여 토론회를 갖는 것은 세련되게 해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라면서 “보수진영은 지금까지 재벌의 권력집중현상을 인정하고 지금부터 잘해보자는 논리라면 진보는 과거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는 논리다. (이 둘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다 보면 해법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바이며, 세계적인 조류”라고 했다.

김한길 전 대표도 “정치권 밖에서 합리적인 보수와 따뜻한 진보가 나아갈 길을 찾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진영 논리에 갇혀 싸움만 일삼는 양당 중심의 정치는 이제 수명을 다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양당은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는 만큼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