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연구원과 한국기업경영학회는 1일 ‘메가FTA시대의 도래와 중소기업의 대응과제’라는 주제로 공동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은 숭실대학교 박주영 교수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우리나라가 양자간 FTA에 이어 다자간 FTA인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등에 대한 협상을 추진하면서 ‘메가 FTA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이 대기업 납품에 의존하는 판매형태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FTA 혜택을 보는 것은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과 한국기업경영학회가 1일 ‘메가FTA시대의 도래와 중소기업의 대응과제’라는 주제로 개최한 공동심포지엄에서 동아대학교 오동윤 교수는 “국내 중소기업의 대부분이 대기업 납품에 의존해 성장해 왔다. 이러한 방식을 탈피해야만 FTA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근로자 5인 이상인) 제조업체 13만개를 대상으로 판매형태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대기업에 납품을 하고 있는 수급기업이었다. 이들 기업의 전체매출 80%이상이 납품에 의한 매출이었다. 특히 금속가공 등 우리나라의 주력품목일수록 납품매출 의존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조업체의 수급비중

단위:%<자료= 메가FTA시대의 도래와 중소기업의 대응과제 공동심포지엄 자료집>   ©중기이코노미

오 교수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7.3%, 중견기업 15.7%, 대기업이 66.8%였다. 수출의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대기업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었다. 대기업의 활약은 해외투자 부문에서 더 두드러졌다. 우리나라 전체 해외투자 중 대기업의 비중은 82.1%였던 반면, 중소기업은 8.6%에 그쳤다.

오 교수는 “국내 중소기업이 대기업 납품 의존에서 벗어나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이 FTA 상대국으로 투자를 확대하면 결국 중소기업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중 FTA로 인해 대기업이 중국 투자를 늘리게 되면, 중소 납품업체도 덩달아 중국으로 투자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결국 국내 중소기업이 중국에서 현지기업과 경쟁하면서 한국 대기업에 납품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출 중심이 아닌 해외투자, 기술무역, 수입 확대 등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FTA 상대국에서 원재료를 저렴하게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 등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김윤지 연구위원 또한 중소기업의 대기업 의존에 따른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중소기업의 대다수는 모기업을 돕는 역할만 하고 있다. 현지로 수출을 늘리거나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제3국으로 수출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내 모기업의 생산비 절감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며 직접 수출 또는 제3국 대기업으로의 수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반성장위원회 이정화 경영협력본부장은 “FTA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는 ▲조달시장 및 온라인 시장 확대 ▲성과공유제 등을 통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세제 개편 ▲ R&D 지원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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