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사회적 책임이 공공조달 시장에서 낙찰 여부를 판가름하는 시대가 열릴 지도 모른다. 지난해 12월 새누리당 홍일표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조달청과 정부 조달담당자들은 기업을 평가할 때 사회적 책임도 함께 고려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홍 의원이 발의한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조달청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장려하기 위해 조달절차에서 환경, 인권, 노동, 공정거래, 소비자 보호 등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반영할 수 있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또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 공무원은 계약절차를 진행함에 있어서 환경, 인권, 노동, 공정거래, 소비자 보호 등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고려하여 입찰자격을 제한하거나 낙찰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새롭게 추가됐다.

홍일표 의원 발의 법개정안 중 사회적 책임 관련 조항

<자료=사회책임 공공조달·국가계약 토론회 자료집>

공공조달시장 규모

단위: 억원 <자료=사회책임 공공조달·국가계약 토론회 자료집>

한국에서는 이제 도입 논의가 시작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공공조달 시 고려하는 제도가 이미 도입된 상황이다. 국회CSR정책연구포럼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지난 3일 공동개최한 ‘사회책임 공공조달·국가계약 토론회’에서는 EU의 사회책임조달 가이드라인 및 공공조달지침 법령의 주요 내용이 소개됐다.

 
이날 삼일회계법인 박재흠 이사에 따르면 EU는 공공조달 시 계약요구 사항에 사회적 책임을 포함시키고, 낙찰자 선정 시 사회적 기준을 고려하며, 계약 이행 시 최저임금 보장 등 사회적 고려사항을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계약당사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나 하도급업체에게 이같은 고려사항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주요 내용은 고용기회, 양질의 일자리, 사회권과 노동권 준수, 사회통합 등으로 나뉜다. 고용기회 항목에서는 청년고용과 성별균형, 사회취약계층 고용 등을 촉진하도록 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항목에서는 양호한 임금과 직업적 건강 및 안전, 기초 사회보장에 대한 접근성 등을 준수토록 하고 있다. 이밖에 동일노동 동일임금,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등을 강조하고 있으며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약자 관련 기업에게도 조달기회에 대한 동등한 접근을 촉진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역시 공공조달 시장에 관련 기준을 도입한 상황이다. 

EU의 사회책임조달 가이드라인 및 공공조달지침 법령 주요 내용

<자료=사회책임 공공조달·국가계약 토론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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