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해외 법인장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회원사의 해외 법인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요 교역국 하반기 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5%는 “당분간 수출 감소가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수출 호전시기에 대해서는 2~3년 후(61.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1년 후(20%), 4년 이상(18.1%)이라는 응답자도 있었다. 주요 국가들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고 있으며, 엔화와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며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경련의 설명이다.

주요 교역국가의 경기는 하반기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해외 법인장을 대상으로 해당 국가의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5.7로 나타났다. 교역비중을 가중치로 가중평균을 낸 결과는 98.3이었다. BSI는 100을 넘는 경우 긍정 응답이 부정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 미만일 경우 그 반대다.

한국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BSI는 78.6으로 조사됐으며 인도네시아(66.7), 태국(75) 등 주요 아세안 국가의 경기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일본(150), 베트남(146.9), 인도(128.6), 미국(127.3), 독일(113.3)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법인장들은 비즈니스 애로사항으로 현지기업의 경쟁력 상승(22.8%)과 중국기업의 공격적 마케팅(19.9%)을 꼽았다. 인건비 상승(15.7%), 엔저에 따른 일본기업의 가격경쟁력 강화(11.8%), 유로화 약세(5.8%)라는 응답도 이어졌다.

전경련 엄치성 국제본부장은 “우리 기업들은 엔화·유로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중국 및 신흥국 기업의 추격, 보호무역주의와 비관세장벽 강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신흥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에 민관이 합동으로 대응하고, 정부는 환율 안정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경련 회원사인 해외법인 1380개 중 설문에 응답한 382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