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합병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자는 법이 발의됐다.

6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국내 기업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외국인 투자 제한 범위를 늘리자는 내용을 담은 외국인투자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3일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에서 외국인투자가 제한되는 사유는 △국가의 안전과 공공질서 유지에 지장을 주는 경우 △국민의 보건위생 및 환경보전에 해를 끼치거나 미풍양속에 현저히 어긋나는 경우 △대한민국의 법령을 위반하는 경우다. 여기에 ‘대한민국 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를 추가하자는 것이 개정안의 내용이다.

가령 삼성물산에 대한 엘리엇의 공격적인 투자가 ‘대한민국 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현저히 저해한다’는 점이 인정될 경우 이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의원은 국회 입법조사처의 자료를 인용하면서 일본도 ‘자국 경제의 원활한 운영에 현저하게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 외국인투자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법안에는 외국인투자에 대한 조세 감면 등의 사항을 결정하는 외국인투자위원회가 앞으로는 외국인투자 제한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심사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박 의원은 최근들어 외국인 투기자본의 공격이 빈번해졌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합병, 취득, 인수를 시도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투자를 제한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해줄 필요가 있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