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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조회 ‘웹드라마’ 中企에 미래먹거리 배급시스템 필요없고 아이디어 승부…다양한 플랫폼 활용 가능

기사입력2015-07-07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네이버 TV캐스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웹드라마 현황 <사진=네이버 캡쳐>

네이버에서 볼 수 있는 인기 드라마 ‘연애세포’는 ‘웹드라마’라고 불린다. 드라마인데 TV에서 방영된 적 없고, 오직 네이버에서만 볼 수 있다. 웹툰과 모바일게임처럼, 드라마도 오직 웹사이트에서만 서비스되는 시대가 활짝 열렸다.

지난해 네이버 웹드라마 중 최대 인기작이었던 ‘연애세포’는 재생횟수가 600만건을 넘어섰다. 올 1월1일부터 유료 VOD로 전환되기 이전까지의 수치니, 현재까지의 총 재생횟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후유증’(413만건), ‘뱀파이어의 꽃’(228만건) 등 인기작품의 재생횟수가 100만건을 훌쩍 넘어섰다.

연이은 히트작들의 등장으로 웹드라마 제작편수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의 웹드라마 전용관을 통해 방영된 웹드라마는 21편으로 2013년의 7편에 비해 1년 만에 3배가 늘어났다. 현재 네이버에 등록돼 있는 웹드라마는 40편이 넘는다.

2014년 네이버 웹드라마 재생횟수 순위

<자료=‘웹드라마 산업의 중소기업 창업활성화 국회토론회’ 자료집>

웹드라마가 한국에서 처음 시도된 것은 불과 2년 전인 2013년의 일이다. 시장이 얼마나 빨리 성장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최초의 웹드라마는 교보생명의 홍보영상인 ‘러브 인 메모리’였다. 같은 해 삼성전자도 ‘무한동력’이라는 홍보성 웹드라마를 제작한다. 이후 웹드라마가 연이어 성공하면서 최근 급속도로 제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에서는 웹드라마를 ‘웹시리즈’라고 부른다. 새누리당 이강후 국회의원이 6일 개최한 ‘웹드라마 산업의 중소기업 창업활성화 국회토론회’에서 KWEB FEST 조직위원회 강영만 집행위원장은 웹드라마를 “10분 내외의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된 동영상 시리즈로 스마트폰을 통해 감상하는 디지털 맞춤형 콘텐츠”라고 정의했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웹드라마는 시청자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고,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사회에서는 웹드라마가 종래의 TV드라마보다도 더 대중적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래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기존의 배급 시스템이 필요없어 누구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작해서 시청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강 위원장은 웹드라마가 중소기업에 적합하다는 점을 미국의 영화정보사이트 ‘인디와이어’에 실린 ‘웹시리즈를 만드는 10가지 이유’ 기사를 통해 설명했다.

KBS 웹드라마 페이지 <사진=KBS 홈페이지 캡쳐>

무엇보다도 웹드라마는 적은 수의 스태프로 제작할 수 있다. 또 적은 예산으로 배우들을 캐스팅할 수 있고, 특이한 실험작을 만드는데도 부담이 없다. 제작진이 원하는 관객을 찾을 수도 있다. TV에서 방영된다는 전제 하에 제작하는 드라마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웹드라마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웹드라마가 중소기업에 적합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웹드라마가 인기있는 이유는, 주요 시청층에 대한 타켓 마케팅이 성공적이기 때문이다. KBS N스크린기획팀의 고찬수 PD는 한국 웹드라마의 성공 이유로 “신선한 소재”와 “배우의 다양화”를 꼽았다. 독특한 소재의 웹툰을 영상화하면서 기존 드라마보다 신선한 소재를 사용한 점과 아이돌이나 신인급 중심의 배우 캐스팅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헐리우드의 대형 제작사부터 IT기업까지 웹드라마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워너브라더스와 디즈니 등은 이미 계열사를 설립해 웹시리즈에 투자하고 있다. 유튜브는 콘텐츠 제작자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비디오게임 회사에서도 웹드라마 제작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주로 포털사이트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웹드라마 제작 지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지난 1월, 다음카카오는 KBS와 지난 2월 웹드라마 육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KBS는 올해부터 자체 웹드라마 페이지를 만들고, 외부 제작사들과 웹드라마의 공동기획·제작·유통을 시작했다. 콘텐츠 발굴부터 투자펀딩, 제작유통, 수익모델 창출을 통해 웹생태계를 육성한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강 위원장은 강남스타일이 시들어가는 한류 붐에 활력을 불어넣었듯이, KPOP의 뒤를 잇는 차세대 한류로 웹드라마가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창업지원과 제작사나 제작자 등에게 제작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