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기업 계열사와 거래하는 중견기업이나 소규모 중견기업도 하도급법상 보호 대상으로 인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고 7일 밝혔다.

개정안 통과에 따라, 앞으로 대기업 계열사와 거래하는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은 하도급법상 수급사업자로 보호받게 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3년 말 현재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중견기업은 총 3302개로 전체 중견기업(3846개)의 85.8%에 해당한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모습<사진=뉴시스>

앞서 하도급법은 1985년 법 시행이후 수급사업자를 중소기업으로 한정해 보호해 왔다. 때문에 중견기업은 중소기업과의 거래에서는 납품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등 하도급법상 원사업자로서 각종 의무를 부담하지만, 대기업과의 거래에서는 하도급법상 수급사업자로 보호받지 못해 90∼120일짜리 어음으로 대금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중견기업 역시 하도급법상 수급사업자로 보호받게 되면서 납품일로부터 60일내에 하도급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개정안에는 불공정 하도급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신고포상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감액 ▲부당한 위탁취소 ▲부당한 반품 ▲기술자료 유용 등 4대 하도급 불공정행위를 공정위에 제보하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제출하면 포상금이 지급된다.

개정안은 또한 중소기업자 중 원사업자의 범위를 판단하는 기준에서 상시고용 종업원 수를 제외하고 매출액만을 기준으로 하도록 개편됐다. 이는 만일 매출액이 100억원이고, 상시고용 종업원 수가 50명인 A기업이 매출액이 1000억원이고, 상시고용 종업원수가 49명인 B기업에게 위탁을 하는 경우 후자(B)가 거래상 교섭력이 더 클 수 있음에도 A가 원사업자로서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불합리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원사업자에 대한 서면실태조사와 관련, 공정위에 자료를 제출한 것을 이유로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거래 중단 등 불이익을 주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3억원 이하의 벌금이나 하도급대금의 2배에 이르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이밖에도 ▲어음대체결제수단 수수료율 고시제도를 폐지하고 ▲분쟁조정협의회 설치를 자율화하며 ▲공정위 조사개시 후 처분시효를 3년으로 정하는 등의 법안도 앞으로 시행된다.

공정위는 “소규모 중견기업들이 납품일로부터 60일 내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면, 중견기업으로부터 위탁을 받는 중소기업의 하도급대금 지급도 한층 더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더불어 신고포상금제 도입으로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가 강화됨에 따라, 대기업 스스로 불공정행위를 억제하는 사전예방 노력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정 법률은 국무회의 통과 후 관보에 게재돼 공포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소규모·대규모 중견기업의 구체적인 매출액 기준, 신고포상금 운용 관련 세부사항 등을 담은 시행령 개정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단, 서면실태조사를 사유로 한 보복조치 금지조항은 별다른 시행 준비기간이 필요하지 않아 공포 후 즉시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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