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제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회의원이 발의한 외국인투자 촉진법 개정안에 대해 “내용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이미 법에서 외국인투자 제한의 사유를 폭넓게 규정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저해하는 경우’를 왜 추가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현행법에서 외국인투자가 제한되는 사유는 △국가의 안전과 공공질서 유지에 지장을 주는 경우 △국민의 보건위생 및 환경보전에 해를 끼치거나 미풍양속에 현저히 어긋나는 경우 △대한민국의 법령을 위반하는 경우다. 여기에 ‘대한민국 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를 추가하자는 것이 개정안의 내용이다.

경제개혁연대는 해당 법안이 대략적인 내용만을 규정하고 자세한 사항은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했다. 이들은 “법문을 추상적으로 만들면 그 취지를 일탈하는 시행령이 만들어질 것이고, 행정기구에 의해 자의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면서 “바로 이것이 현재 국회법 개정 파동의 원인인데 현 시점에서 박영선 의원이 왜 이런 식의 법안을 제안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지배구조를 비판해온 박 의원이 이들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법안을 내놓아 의외라는 해석도 있다. 최근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탓이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7일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문제가 국내 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저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외국인투자위원회의 권한”이라면서도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투자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견제와 균형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