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계 노인성치매 ‘천연물의약품’ 전망 밝다

프린트

기술미래 ㅣ 기술로드맵 심혈관계 노인성치매 ‘천연물의약품’ 전망 밝다 기술수준·中企 적합성 우수…생산·연구 대행 CMO·CRO 육성 필요

기사입력2017-01-03 16:42

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를 이용하거나 생물공학 기술을 이용해 만든 의약품이다.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생산업체가 영세하고 난립해 있어, 신약개발 투자보다는 원료의 합성을 통한 제네릭의약품 생산 위주로 성장해왔다. 제네릭의약품은 오리지널 약품의 특허가 만료됐거나, 특허가 만료되기 전이라도 물질특허를 개량하거나 제형을 바꾸는 등 모방해 만든 의약품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국적기업의 국내시장 진출, 기업간 경쟁심화, 정부의 약가인하 압박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것이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의약품 생산 대행기업)와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임상시험 대행기업)’다.

의약품 생산을 대행해주는 CMO와 R&D를 대행해주는 CRO는 생산시설을 보유하지 않거나 역량이 부족한 중소형 바이오·제약 기업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경영을 꾀하는 대형 제약기업의 생산·연구 분야에서 해결사 역할을 한다. 공장 건설에 필요한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공장 운영과 관련한 고정비도 들지 않아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또 신약을 개발하기위한 역량을 갖추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외부 전문기업에 이를 의뢰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위험부담도 낮출 수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생산·연구개발 대행하는 CMO·CRO 육성 정책 필요

다국적 바이오제약사들은 한국·인도 등의 제네릭 및 개량신약 전문업체와 전략적으로 제휴를 하거나 M&A(인수·합병)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연구개발 및 바이오의약품 생산 등 바이오관련 분야에서 세계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는데다, 임상시험 품질이 높고 인프라 구조도 탄탄해 국내 CMO·CRO 기업에 위탁하는 글로벌 제약업체들이 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15년 1월까지 국내에서 시행된 누적 임상시험건수는 5930건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다.

바이오의약품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자 대기업 계열사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0년 ‘비전2020’ 발표를 통해 바이오·제약 부문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또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IT, 의학, 바이오의약품의 융합을 통한 혁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825억달러지만, 바이오의약품 시장규모는 1790억달러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두 배가 넘는다.

삼성은 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를 연구개발하고, 삼성 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3400억원을 투자해 2012년 3만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완공했고, 2015년 2월에는 15만리터에 달하는 제2공장도 준공했다. 2018년 완공예정인 제3공장에는 공사비만 8500억원이 들었으며, 완공시 연간 18만리터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따라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1년에 바이오의약품 36만리터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스위스 ‘론자(26만리터)’, 독일 ‘베링거 인겔하임(24만리터)’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이 되는 것이다. 이미 글로벌 제약기업인 BMS, 로슈 등과 생산계약도 맺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향후 전세계적인 고령화로 노인성 및 만성 질환자가 증가하는 등 바이오의약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 전망이다. 중소기업청이 발간한 ‘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 2016~2018’를 보면, 2014년 2802억달러였던 바이오의약품 주요품목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8년 4057억9200만달러까지 커진다.

이에따라 중소·벤처 바이오기업의 효율적인 연구개발 및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해 전문 CMO·CRO 육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게 로드맵의 분석이다. 특히 중소기업이 대다수(2014년 기준 98.4%)인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인프라와 역량이 부족한 중소형 바이오·제약 기업의 신약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CMO·CRO 기업의 육성은 필수다.

개발기간 짧고 비용 적은 ‘천연물의약품’ 中企 유망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중소기업이 눈여겨 볼만한 분야는 천연물의약품이다. 천연물의약품은 자연계에서 얻어지는 식물, 동물, 광물, 미생물 등을 원료로 해서 얻어진 의약품을 말한다.

로드맵 분석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중에서도 천연물의약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2013~2018년)이 약 14%로 가장 높다. 합성의약품에 비해 개발기간과 비용이 적어 중소기업에 적합하다. 국내 합성신약 12건을 기준으로 평균 9년8개월의 개발기간과 222억원의 비용이 드는 반면, 천연물 신약의 경우 평균 8년 정도로 개발기간이 짧고 개발비용도 약 1/3인 8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약효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어 임상실험 성공확률이 높다. 또 비용이 저렴하고 소비자 접근이 쉬워 매출액은 2배를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