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은 ‘경제위기’…30대재벌 곳간에는 94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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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서민은 ‘경제위기’…30대재벌 곳간에는 949조 사내유보금, GDP보다 3배 증가…中企·국민과 나눌 방안 찾아야

기사입력2019-05-08 09:0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난해 말 국내 30대재벌의 사내유보금 규모는 949조5231억원. 2017년 말보다 66조6180억원(7.5%) 증가했다. 10대재벌의 사내유보금만 814조7497억원, 30대재벌 전체 사내유보금의 85%이상이다.

민주노총과 한국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장사를 포함한 30대그룹의 지난해 말 재무제표 분석자료를 공개했다.

민중공동행동에 따르면 지난해 30대재벌의 사내유보금 증가율은 7.5%, 대한민국 국민총생산(GDP) 증가율(2.7%)의 3배에 근접했다.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중소기업, 자영업·소상공인, 그리고 서민이 전담해야하는 고통일 뿐이다. 재벌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은 이들 서민의 피와 땀으로 일군 생산물이란 지적은 그래서 타당하다. 이런 이유로 사내유보금에 고율의 세금을 매기거나 환수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사진=이미지투데이>

삼성의 사내유보금은 291조2357억원, 현대차 136조3148억원, SK 119조389억원, LG 58조4523억원, 롯데 60조 5688억원 등 5대재벌의 사내유보금만 665조5688억원이다. 10대그룹 내에서도 부의 쏠림현상이 뚜렷해, 5대재벌 사내유보금 규모는 10대재벌 전체 사내유보금의 81%를 넘어섰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 합계를 의미하며, 이를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이 유보율이다. 일정액을 넘는 사내유보금에 대해 추가과세를 하는 적정유보초과소득 추가과세제도가 1991년 도입돼 시행되다가, 기업투자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2001년 말 폐지됐다. 이후 사내유보금은 연평균 15%이상씩 증가했다.

기업을 운영하며 이윤을 많이 내고 이를 축적하는 것은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다. 문제는 경제성장의 결실을 대기업이 독식한다는 점이다.

하청업체를 쥐어짠 결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최대치로 벌어져있다. 비정규직은 급증하고 소득격차도 극심하다. 대기업 하청업체 직원들은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목숨을 잃기도 한다. 청년들은 갈 곳도 의욕도 잃어버린 상태다. 사내유보금을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사용하는 재벌기업 총수 일가가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하면서도 투자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중소기업, 자영업·소상공인, 그리고 서민이 전담해야하는 고통일 뿐이다. 재벌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은 이들 서민의 피와 땀으로 일군 생산물이란 지적은 그래서 타당하다. 이런 이유로 사내유보금에 고율의 세금을 매기거나 환수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재벌대기업의 여유는 충분하다. 협력업체에 납품단가를 제대로 챙겨주는 일, 비정규직 고용을 줄이고, 청년 고용을 늘리는 한편 노동자가 애쓴 만큼 대우해주는 일, 작은 기업이 할 수 없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일…. 그동안 그들의 곳간을 채워준 국민을 위해 대기업이 먼저 해야만 할 일들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