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제조회사를 직접 연결하는 “신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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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소비자와 제조회사를 직접 연결하는 “신유통” MtoC(Manufacture to Customer) 모델…㈜휴박스 윤건수 대표

기사입력2021-01-29 14:57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휴박스 윤건수 대표는 제조사와 소비자 중심의 유통혁신을 고민해왔다. ©중기이코노미

휴박스 윤건수 대표는 한국의 유통구조가 제조사에게 불리하며, “소비자는 이유도 없이 비싼 돈 주고 물건을 산다”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우리는 제조사가 잘돼야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기존 유통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회사를 설립한 윤 대표는 2년간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모든 시간을 투자했다. 특히 한국 유통구조의 혁신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초기부터 “고객은 더 이상 호구가 아니다”라는 슬로건을 직원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고민 끝에 윤 대표는 제조사에서 소비자로 바로 가는 MtoC(Manufacture to Customer) 사업모델을 구상해 냈다. 기존의 총판(대도매), 벤더(중도매), 소매점으로 이어지는 단계를 대폭 줄여, 제조사에서 소비자로 바로 물건을 전달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제조사에는 보다 많은 마진을 제공하면서, 소비자에게는 더 싼 가격에 물건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폐쇄몰, 콘텐츠관, 해외관까지 운영…셀러마켓도 준비

사업모델 구상을 마친 2018년 들어 휴박스는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군인공제회 복지몰 운영은 이런 사업구상을 구체화한 계기가 됐다. 지속적으로 사업을 늘려나가 현재 폐쇄몰 7곳, 콘텐츠관 3곳, 해외관 3곳을 운영 중이다.

폐쇄몰 운영 이외에도 휴박스는 웹플랫품 구축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구축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인플루언서들로부터 셀러마켓을 구축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새로운 사업영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유튜버를 비롯한 인플루언서의 소속사를 직접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윤 대표는 “작은 회사를 상대로 한 리베이트 요구 등 부당거래”가 너무 싫었다며, 제조사 중심 유통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벤더제도를 없앴고, 입점비용과 무자료거래를 없앴다. “한번 입점하면 계속해서 시장을 만들어드린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개별 몰에 별도로 등록하는 대신, 한 차례의 상품 등록만으로 휴박스가 운영하는 다양한 몰에 제품을 일괄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회사명 휴박스는 사람이 사람을 채운다는 뜻이다. 윤건수 대표는 일터와 가정의 구별이 없는 영역을 꿈꾼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각종 제조사 지원제도도 도입했다. 등록한 제조사의 판로개척은 물론이고 각종 법무서비스나 물류, 브랜딩에서 컨설팅까지 다양한 지원제도를 운영 중이다. 복수의 폐쇄몰을 운영하면서 얻은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컨설팅도 강점 중 하나다.

재래시장 연결 키오스크…비대면 결제와 물류혁신 만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스마트드림스토어에는 휴박스의 키오스크가 소개돼 있다. 윤건수 대표는 올해 2월부터 키오스크 공급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이 키오스크를 이용해 재래시장 물건을 주문하면, 공공배달앱과 연계해 아파트까지 배송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지역화폐 결제가 가능토록 하면, 지역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지자체의 목적에 맞는 서비스가 된다는 것이다. 아파트와 버스정류장 등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방안을 놓고 과천시 등 복수의 지자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공공장소에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협의도 진행 중이다.

키오스크와 비대면 결제는 이전부터 큰 성장을 이뤄왔지만, 특히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큰 변화를 겪는 분야다. 하지만 윤 대표는 키오스크와 비대면 산업 분야 진출이 코로나19의 영향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코로나19와 관계없이 2018년부터 준비했던 것”에 키오스크가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의 마윈 전 회장이 주창한 신유통은 윤 대표에게 큰 영감을 줬다. 마윈 전 회장은 한국을 1일 배송권으로 둔다는 의중을 밝힌 바 있는데, 이것은 “돈은 중국에 결제하지만 물건은 한국에서 한국으로 가는데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이렇게 가면 한국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유통의 문제점을 분석하며 자신만의 신유통에 대한 구상을 하게 됐다.

윤 대표는 앞으로 유통이 더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은 점점 더 밖에서 안으로” 들어올 것이고, “휴대폰도 안 보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키오스크와 비대면, 제조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유통혁신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판매처를 찾지 못하는 제조사가 휴박스에 오면 판매루트가 열린다”며, 제조사에 힘이 되겠다는 포부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