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임금손실 발생, 지니계수·빈곤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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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코로나로 임금손실 발생, 지니계수·빈곤지수↑ 소득분배 악화…한은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역지침 필요한 때”

기사입력2021-02-03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코로나19 확산과 거리두기에 따른 임금손실이 저소득층에서 더 크게 나타나, 소득분배를 악화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뉴시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임금손실이 저소득층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이 소득분배를 악화시킨다는 의미다.

최근 한국은행 조사국의 오삼일 차장과 이상아 조사역이 작성한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임금 및 소득분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중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인한 잠재 임금손실률은 7.4%로 나타났다. 2020년 3월부터 12월 사이 사회적 거리두기는 1단계가 5.5개월, 2단계가 3.5개월, 2.5단계가 1개월간 시행됐다.

보고서는 이 기간 동안 지니계수와 빈곤지수는 각각 0.009p, 6.4%p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감염병 확산 및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노동공급을 더 크게 제약하여 소득분배를 악화”시킨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이러한 소득분배 악화는 코로나19 확산 및 사회적 거리두기의 부정적 영향이 집중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보다 선별적인(targeted) 정책적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확산 및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노동공급이 제약되면서 발생하는 단기적 비용(cost)”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염병 확산 통제로 인한 장기적 편익(benefit)”을 함께 고려할 경우, 부정적 영향은 상당폭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재택근무 일자리 비중 낮아=한국에서 봉쇄조치 수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될 경우 근무가능지수는 0.41로 계산됐다. 봉쇄조치와 같은 강력한 수준의 방역 대책을 펼 경우, 경제 전체의 노동공급이 59%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근무가능지수는 재택근무 가능 여부와 함께 해당 일자리가 필수 일자리여서 봉쇄조치에도 경제활동이 가능한지, 혹은 봉쇄조치로 인해 폐쇄되는 일자리인지를 함께 고려해 산출한 것이다.

한국의 근무가능지수는 EU 평균인 0.49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재택근무 가능 일자리 및 필수직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 숙박음식, 예술·스포츠·여가 등에서, 직업별로는 서비스·판매 종사자 및 저숙련 일자리에서 봉쇄조치시 근무가능지수가 낮은 수준으로 산출됐다.

특히 대면서비스업의 경우 봉쇄조치 시행시 폐쇄되는 비중이 높고, 대면업무 비중이 높아 재택근무가 어려운 관계로 여타 산업에 비해 봉쇄조치시 근무가능지수가 크게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봉쇄 따른 임금손실, 저소득층 직격=만약 봉쇄조치가 1개월 동안 시행될 경우 경제 전체의 임금손실률은 연간 2.6%, 해당월 기준으로는 31.2%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고령층, 저학력, 임시·일용직, 고대면접촉 일자리일수록 임금손실률이 높았다. 임시·일용직, 고대면접촉, 고졸 이하인 경우 임금손실률이 각각 3.6%p, 1.6%p, 1.3%p씩 높게 추정됐다. 보고서는 “종사상지위, 감염병노출 위험, 교육수준이 임금손실 차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봉쇄에 따른 임금손실률을 소득분위별로 나눠서 보면, 저소득층인 1분위가 -4.3%로 가장 많은 손실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분위(-2.9%)와 3분위(-2.2%), 4분위(-2.1%)로 갈수록, 즉 소득이 높을수록 손실이 더 적었다. 가장 고소득층인 5분위에서만 -2.6%로 임금손실률이 높아졌는데, 보고서는 “소득 5분위에서 상용직 비중이 낮고 고소득 비임금근로자 비중이 높은 특성에 기인한 현상”으로 풀이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강력한 봉쇄조치 없이도 방역조치(행정적·자발적 방역)를 효과적으로 실시함에 따라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적 손실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기적 비용이 작지 않으므로 보다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역 지침을 마련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