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대리점·농가 피해보상책부터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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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남양유업, 대리점·농가 피해보상책부터 마련을 총수일가 퇴진 후 성공적인 쇄신은 상생의지 피력에서 시작

기사입력2021-07-01 15:45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남양유업 홍원식 전 회장은 지난 5월 회장직을 물러나겠다고 발표하는 자리에서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남양유업이 매일유업에 온라인 댓글로 비방행위를 한데 대해 사과했다. 홍원식 전 회장과 총수일가가 퇴진한 이후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진정한 쇄신의 성공은 상생의지 피력에서 시작한다. 그동안 갑질로 고통받아온 대리점들과, 불매운동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어온 농가에 대한 피해보상책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지난달 30일 남양유업은 “2019년 매일유업 유기농 제품과 그 생산 목장을 대상으로 홍보대행사를 이용해 인터넷 맘 까페, 포탈 게시판 등에서 근거없이 온라인 댓글 비방행위를 한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소비자, 매일유업 임직원, 목장주, 대리점주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사안은 지난해 5월 경찰 수사과정을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당시 홍원식 전 회장 등 7명이 경찰에 입건되자, 남양유업은 “온라인 상 과열된 홍보경쟁 상황에 실무자가 온라인 홍보대행사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실무진의 자의적 판단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당시의 해명이나 이번의 사과에도 홍원식 전 회장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여전히 홍보대행사를 통해 벌어진 일이라고만 밝히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 사과문을 받아들이고 비방 댓글을 단 아이디 4개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개운치 않은 여운이 남은 게 사실이다.

개운치 않은 여운이 남은 대목이 또 있다. 불가리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저감률이 높다는 과학적이지 않은 남양유업 현직임원의 발표에 식약처는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이란 결론을 내렸다. 이어서 지난 4월 세종시가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의 사전통지를 했다. 청문절차 등을 거쳐 세종시가 영업정지 여부를 확정하게 되는데, 지난주 청문회에서 남양유업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남양유업의 소명처럼 영업정지 시 대리점과 농가가 피해를 입게 된다면 큰 문제다. 그런데, 대리점과 농가들은 영업정지와 관련없이 이미 많은 피해를 입었다. 과거 대리점 갑질과 총수일가 관련 논란, 불가리스 논란이 나올 때마다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불매운동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홍원식 전 회장은 지난 5월 회장직을 물러나겠다고 발표하는 자리에서 “직원, 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 남양유업이 어떤 보상을 실행했는지 의문이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팔면서 남양유업이 더 이상 오너 리스크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앞으로 ESG 경영, 준법 경영에 힘을 쏟아 진정한 쇄신을 이뤄내야 소비자들도 다시 남양유업 제품을 구매할 것이다. 진정한 쇄신을 앞두고, 대리점과 농가가 그간 입은 피해에 대한 남양의 적극적인 보상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