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업환경 ↓…방역·인허가 규제 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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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시아·오세아니아 “베트남 사업환경 ↓…방역·인허가 규제 민감” 비자는 갈수록 규제 예상…“매출감소는 현지경쟁 심화” 인식 많아

기사입력2022-03-03 00:00

베트남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대유행으로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들어 소매판매가 –29.1%를 기록하며 급감했다. 코로나19 발생 첫 해인 2020년 3분기에 비해서도 감소가 크다. 이후 10월 들어 –16.0%를 기록한 뒤, 11월(-3.1%)과 12월(-1.0%)에 연이어 감소폭이 줄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베트남 진출기업들 역시 코로나19로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다. 조업 차질부터 현지 수요부진까지 다양한 요인들이 겹치면서 경영상 난관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베트남 진출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 보고서(2021년)’에서 이같은 베트남 진출기업들의 어려운 상황을 살펴보고 경영 전망을 분석했다. 보고서에는 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베트남사무소, 베트남코참이 공동으로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베트남 진출기업 217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환경 실태조사가 담겼다.

“미·중 갈등이나 베트남 규제보다 현지경쟁 심화로 매출감소”

경영실태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에도 이전해보다 매출이 늘어났다는 응답이 많은 반면, 2021년 들어서는 매출감소가 예상된다는 비중이 늘어났다.

2020년 매출조사에서 증가는 34.6%(매우 증가 18.9%, 증가 15.7%)인 반면, 매출감소는 34.1%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1년 매출 예상은 증가가 30.9%(매우 증가 14.3%, 증가 16.6%)로 즐어든 반면, 매출감소 예상은 46.5%로 더 늘어났다.

이익 역시 2020년에는 이전해보다 증가가 29.1%(매우 증가 13.4%, 증가 15.7%), 감소가 41.1%로 조사됐다. 2021년 예상은 증가가 27.2%(매우 증가 11.5%, 증가 15.7%)로 줄어들었고, 감소 예상은 마찬가지로 51.6%로 늘어났다.

매출감소의 다양한 원인 중 1순위로 응답기업의 41.8%가 코로나로 인한 조업 차질을 꼽았다. 이어서 현지수요 부진(20.6%), 코로나19로 인한 장애(14.9%)가 뒤를 이었다. 2순위 요소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조업 차질과 코로나19로 인한 장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산업연구원은 “미·중 갈등이나 베트남 정부의 규제보다는 오히려 현지경쟁 심화를 매출감소 원인으로 크게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매출이 증가한 기업들은 1순위 요인으로 현지수요 증가(34.0%), 수출수요 증가(20.6%), 사업 다각화(16.5%) 등을 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효율화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산업연구원은 이것이 “특정지역에 집중된 조달처 또는 생산입지를 다각화함으로써 리스크 관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민감한 규제는 방역·인허가·세무…비자는 갈수록 규제 예상

베트남 내 사업의 경영상 애로사항 1순위로는 코로나로 인한 조업 차질이 약 42.7%로 압도적인 가운데, 현지수요 부진(15.25%), 인력난(11.8%)이 뒤를 이었다. 산업연구원은 “인력난의 경우 구직의 어려움은 물론 파견인력의 현지 정주여건 등의 어려움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1순위와 2순위, 3순위를 모두 합한 경영상의 애로사항으로는 코로나로 인한 조업 차질, 인력난, 경쟁심화, 원자재 조달난, 현지정부의 규제 등이 꼽혔다.

베트남 내 사업에서 가장 민감한 규제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1순위로 코로나 보건방역이 37.9%를 차지한 가운데 인허가 관련 규제(24.2%)와 세무(10.4%)라는 응답이 많았다. 1순위부터 3순위를 모두 합한 결과로는 코로나 보건방역, 인허가, 불투명한 관행, 세무, 노동, 비자 등의 응답이 많았다. 중대규모 기업의 경우 세무 관련 규제에 민감했고, 소규모 기업은 노동 관련 규제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내 사업에서 베트남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지 약화될지를 묻는 질문에는, 대부분이 비자, 노동, 환경 분야에서의 규제 강화를 예상했다. 특히 비자 관련 규제는 응답기업의 70% 이상(강화 46.5%, 매우 강화 24.4%)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 내 사업 애로사항 1순위는 코로나로 인한 조업 차질이 약 42.7%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현지수요 부진(15.25%), 인력난(11.8%)이 뒤를 이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강화와 매우 강화’ 응답을 합친 비중은 비자에 이어 노동(68.2%), 환경(62.6%), 소방안전(61.3%), 세무(60.9%), 인허가(53.0%) 순이었다. 자금송금과 청산 관련 규제에 대해서는 60% 이상의 기업들이 현상 유지를 예상했다.

규제 중에서 인허가 관련 규제는 약화(7.4%)와 매우 약화(3.7%)를 합친 응답비중이 유일하게 10%를 넘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가동률 하락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기업의 75.1%가 가동률 40% 미만이라고 답했고, 가동률 80% 이상이라는 기업은 0.9%에 불과했다. 산업연구원은 “실태를 조사한 2021년 9월과 10월은 베트남 내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조업중단 및 입국불가 등의 조치가 시행되고 있어서 연 가동률에 대한 응답보다는 현 상태의 가동률로 응답한 경향”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당시 베트남은 직원들의 출퇴근이 금지되고 기업인의 베트남 입국이 전면 금지된 상황까지 갔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코로나19로 현재의 가동률이 낮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향후 2~3년 베트남 내 사업 전망은 현상유지가 가장 크며, 확대하겠다는 응답 비중도 큰 편이었다. 현 상태 유지가 44.2%의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확대 예정이 30.9%로 축소 예정(18.9%)을 앞섰다.

향후 2~3년 내 사업 전망을 살펴보면, 농림어업 분야는 확대 예정이 66.7%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제조업 중에서는 자동차·부품(60%)과 화학(55.6%)에서 확대 예정 비중이 높았다. 두 업종 모두 철수나 이전, 축소라는 응답은 없었다.

서비스업에서는 기타 서비스업종(43.4%)과 도소매유통(40.0%)에서 확대 예정 응답 비중이 높았다.

대내환경 ‘베트남 정부 정책’…대외환경 ‘코로나’ ‘미·중 분쟁’

베트남 진출기업이 느끼는 베트남 대내환경 변화는 악화(52.6%)와 급격악화(15.8%)로 응답한 기업의 비중이 68.4%에 달했다. 반면, 개선(10.2%)과 급격개선(0.5%)으로 응답한 기업의 비중은 10.7%에 그쳤다.

제조업체는 악화 또는 급격악화로 응답한 비중이 75.0%인 반면, 서비스업은 59.0%로 차이를 보였다.

악화되고 있는 베트남의 대내환경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베트남 정부의 정책(31%)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외자기업 규제(16%)까지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본다면, 정책 요소가 가장 중요한 대내환경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생산비용 상승(31%)이란 응답도 많았다. 인건비와 임대료 및 토지비용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 베트남 기업들과의 불공정경쟁 환경(9%), 수요시장 변화(7%) 등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대외환경의 변화 중 가장 민감한 요소 중 1순위로는 모든 업종에서 압도적으로 코로나19(87.3%)를 꼽았다. 이어서 미·중 분쟁(8.5%)과 환율 변화(2.8%)라는 응답이 많았다. 2순위는 미·중 분쟁(46.3%), 환율 변화(19.4%), 혐한감정(15.4%)의 비중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