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 발상지가 레벨4를 목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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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스마트공장 발상지가 레벨4를 목표하는 이유 독일 스마트공장 케이엘, 2025년 레벨4 스마트공장 도래 전망

기사입력2022-03-12 00:00

한석희 객원 기자 (shhan@assist.ac.kr) ㅣ다른기사보기

4차산업혁명연구소 대표 한석희 박사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에 있는 스마트공장의 발상지 ‘스마트공장KL’의 발상지에서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세상에 없던 것은 늘 시작점이 있다. 지금은 보통명사처럼 되어버린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낸 독일의 인더스트리4.0의 발상지는 어디로 봐야 할까?

지난 10여 년간 국내 외에서 유행한 여러 키워드 중 ‘스마트공장’은 제조 혁신 활동의 중심 역할을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다. 시간도 어느덧 15년이 지났고 조만간 20년에 이를 것이다. 이 정도 시간이 흘렀음에도 대한민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스마트공장을 나름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럴 것 같다. 그 만큼 스마트공장이 간단하지 않은 주제라는 뜻이다. 그래서 다시 스마트공장의 기원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스마트공장이 잉태된 곳은 독일의 남부에 소재한 도시 카이저슬라테른에 있는 비영리 연구기관 스마트공장 케이엘(Smart Factory KL)이다. 2005년경 이곳에는 쥴케 박사가 있었다. 항공 엔지니어로 활동하던 쥴케 박사가 스마트공장 케이엘에 합류해 이 조직을 이끌면서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당시 스마트공장 케이엘은 7개 기관인 기업과 연구소와 함께 스마트공장 이란 새로운 일을 도모했다. 2021년 말 현재에는 50여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지만 처음의 시작은 비교적 조촐했다. 그리고 이들이 독일 인더스트리4.0을 주창했고 그 인더스트리4.0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냈다.

스마트공장 케이엘이 논의한 주제가 바로 ‘Smart Factory와 그 구현’ 이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내린 스마트공장의 개념적 정의는 무엇이었을까? ‘고객 맞춤 생산’을 위한 ‘유연한 생산’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플러그 앤 플러그(Plug & Play)’란 개념을 제안했다. 상당기간동안 이를 검증하는 활동이 지속됐다. 마치 레고 블럭처럼 필요한 공정에 맞춰 변경할 수 있고 생산라인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생산라인을 스마트공장이라 보았다. 실제 이 일에 참여한 참여기관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핵심역량으로 이런 개념이 구현되는 지 확인하는 협업 활동을 오랜 시간동안 유지해 왔다.

“시장이 요구하는 주문에 따라 맞춤형으로 생산하기 위해 유연한 생산 능력을 확보하자. 또 이런 일을 사람이 일일이 개입하기 보다는 지능적으로 또 자율적으로 추진하자”는 생각이 근본에 깔려 있다. 더 나아가 데이터 플랫폼을 이용해서 기업간 협업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는 구상이 이들의 스마트공장이다.

스마트공장이 잉태된 곳은 독일의 남부에 소재한 도시 카이저슬라테른에 있는 비영리 연구기관 스마트공장 케이엘(Smart Factory KL)이다. 이들이 독일 인더스트리4.0을 주창했고 그 인더스트리4.0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런 상상과 꿈을 구현하려는 노력, 그리고 헤닝 카커만 독일공학한림원 회장 등의 기여로 독일은 인더스트리4.0을 2011년 4월 선포한다. 스마트공장의 꿈이 인더스트리4.0으로 발현되기까지 5~6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제 인더스트리4.0 선포된 이후 10년의 시간이 지났다. 스마트공장 케이엘은 초기의 꿈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혁신기술의 발전 상황을 반영해 그 꿈의 실현 타당성을 계속 업데이트해서 검증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 5G와 같은 기술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등장한 것이 ‘Production Level4’다.

이들은 자율주행자동차 수준 정의 5단계를 차용했다. 완전 자율 주행이 레벨5라고 한다면 레벨4는 그보다 한 단계 아래, 사람의 개입과 참여가 여전히 필요한 수준이다. 레벨5가 아니라 레벨4를 목표로 하는 이유는 의도적이라고 분명히 밝힌다. 사람이 중요하고 사람을 배재하면 안 된다는 의지를 강조한다. 사람은 의사결정권자로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이다.

결국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생산 현장에서 수집하는 데이터의 가치를 잘 활용하고, 또 이를 연결하고 자동화된 유연한 공장, 또 일부는 스스로 학습하는 공장을 Production Level 4라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스마트공장 케이엘은 이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2025년경에는 이런 공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직은 그런 수준의 공장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양적인 활동에 가치를 두고 정신없이 앞만보고 달음박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끔은 스마트공장의 발원지에서 벌어지는 일과 현상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혹시 대한민국 스마트공장이 탈선하지 않도록 말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4차산업혁명연구소 대표 한석희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