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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인상 요구하자 기술 빼내고 거래끊은 쿠첸
공정위, 쿠첸·직원 검찰 고발…과징금 9억2200만원도 부과
- 기사입력2022-04-20 14:45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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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에 따르면 쿠첸은 납품 승인 목적으로 수급사업자로부터 기술자료를 제공받은 뒤, 이를 네 차례에 걸쳐 다른 업체에 전달했다. 최종적으로는 거래선을 변경하고 기존 업체와의 거래를 끊었다. <사진=뉴시스>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했다는 이유로 쿠첸과 해당 행위를 주도한 직원을 각각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억2200만원도 부과했다.하도급거래 관계는 쿠첸이 밥솥 등의 주방용 전기기기를 최종 조립·판매하기 위해 수급사업자에게 단위 물품들의 제조를 위탁하는 구조였다.공정위에 따르면, 쿠첸은 이 과정에서 납품승인 목적으로 수급사업자로부터 기술자료를 제공받은 뒤, 이를 2018년 3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다른 업체에 전달했다.최초에는 기존 수급사업자 A사의 경쟁업체인 B사를 신규협력사로 등록시키기 위해 기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경쟁업체에 전달했다.이후에도 기술유용행위가 이어졌다. 기존 협력사인 A사가 단가 인상을 요구하자, 쿠첸은 동일 물품을 인상되지 않은 단가로 납품받기 위해 경쟁업체인 B사와 또 다른 업체 C사에게 기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전달해 빠르게 거래선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뒤이어, 쿠첸은 단가 인상을 요청했던 기존 수급사업자(A)와 단계적으로 거래 규모를 축소할 것을 계획했고, 그 일환으로 한 차례 더 기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C사에게 전달해 사용하게 했다.공정위는 “쿠첸이 거래상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수급사업자로부터 제공받은 기술자료를 향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 기술자료의 제공 목적과는 무관하게 수차례 부당하게 유용”했으며, “신규 경쟁업체를 협력업체로 등록시키고 거래선을 변경하는 목적을 달성했으며, 종국적으로는 기존 수급사업자와는 거래를 단절하게 된 것으로 볼 때 위법행위의 부당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수급사업자 기술 평가절하하고 임의로 유용한 행위”공정위는 쿠첸이 기술유용행위 이외에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도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쿠첸이 2015년 1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6개 수급사업자들에게 밥솥 등과 관련한 부품의 제조를 위탁하면서, 해당 부품의 제작과 관련된 기술자료 34건을 요구했지만 사전에 기술자료 요구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공정위는 “쿠첸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들을 통해 다른 부품 등과의 물리적·기능적 정합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는 등 그 기술자료의 요구에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봤다. 하지만 “법정 사항에 대해 미리 협의해 기재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점에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이에 따라 과징금은 기술자료 유용행위에 대해 8억7000만원, 기술자료 요구 전 서면미교부 행위에 대해 5200만원이 부과됐다.공정위는 회사와 행위를 주도한 직원을 검찰에 고발한 것이 “기술자료 유용행위에 대한 위법성의 인식 정도, 실행의 적극성 및 정도, 위반행위 기간, 의사결정의 주도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특히, “이번 조치는 공정위가 직권조사를 통해 전기·전자업계의 기술자료 유용행위를 적발하여 이를 엄중 제재함으로써, 수급사업자의 기술 자료를 평가절하하면서 이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임의로 유용하는 원사업자의 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는 점”을 의의라고 설명했다.공정위는 “원사업자에게 수급사업자 기술자료 보호 인식이 없다면, 상황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유용하는 손쉬운 선택을 하게 되고, 결국 자신만의 기술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수급사업자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고 우려했다.이에 따라 “원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보호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 감시와 제재를 이어나갈 예정이며, 이에 올해 3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기술유용 익명제보센터의 제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공정위는 수급사업자 대상 기술자료 비밀관리 컨설팅 사업과 원사업자 대상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보호 교육·홍보를 추진해 수급사업자의 기술보호 환경 조성 및 원사업자의 인식 전환에도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