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와 함께 애그리게이터 시장도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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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이커머스와 함께 애그리게이터 시장도 회복” 단기 시장 조정 불가피…브랜드 사들여 ‘몸집 키우는 애그리게이터’

기사입력2022-09-06 13:00

정기영 기자 (sksmsskl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우리 브랜드를 사겠다고? 애그리게이터에 브랜드를 팔면 얼마를 벌지?”

애그리게이터는 성장성이 높은 다수의 중소형 브랜드를 인수,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수익률 극대화를 추구한다. 이커머스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아마존을 중심으로 시작된 애그리게이터 생태계가 최근 국내에도 나타나고 있다.

◇중소형 브랜드 출구전략으로 각광=미국 시장조사업체 정글 스카우트(Jungle Scout)의 2022 아마존 판매자 현황 리포트에 따르면, 아마존 판매자 4명 중 1명(25%)은 애그리게이터에 브랜드를 매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아마존을 기반으로 미국에서부터 애그리게이터 모델이 활성화됐는데, 코로나19 시기에 시장이 확대되면서 급속하게 덩치를 불리고 있다.

‘브랜드 애그리게이터(Brand Aggregator)’는 이커머스 입점 브랜드 다수를 인수하고, 규모의 경제 구축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모델이다. 롤업 비즈니스(Roll up businesses)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중소형 브랜드들은 브랜딩, 마케팅, 물류 등의 역량을 갖추지 못해 독립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어려운데, 애그리게이터가 중소형 브랜드의 영업권을 인수해 통합 관리하는 비즈니스인 것이다. M&A와 다른 점은 M&A가 기업의 인력과 시설 등의 전체를 사들인다면 애그리게이터는 브랜드, 즉 제품에 대한 상표만 사들이는 방식이 있으며 기업 전체를 흡수하기도 한다.

‘브랜드 애그리게이터(Brand Aggregator)’는 이커머스 입점 브랜드 다수를 인수하고, 규모의 경제 구축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모델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브랜드 애그리게이터와 비슷한 예가 있는데, 상품 가격정보를 한 번에 비교해 최저가 검색을 도와주는 ‘메타서치’를 기반으로, 검색 및 비교를 용이하게 하는 서비스를 ‘메타서치 애그리게이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례로 캐치패션의 경우, 메타서치 애그리게이터 서비스 기반으로 실시간 연동되는 40여곳 해외 공식 파트너사의 다양한 상품을 탐색하고, 동일 상품의 정품 최저가(해외 직구)를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다. 메타서치 애그리게이터로 스카이스캐너, 호텔 가격 비교 서비스 호텔스컴바인 등도 있다.

애그리게이터 관련 생태계가 조성된 계기를 살펴보면, 과거 아마존은 오프라인 중심의 소비재 및 유통 업체들의 파산 및 폐점을 야기하면서 ‘아마존화(Amazoned)’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지만, 최근 애그리게이터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그리게이터 투자 규모는 2020년 6월 1.1억 달러에서 2022년 6월 기준 154.7억 달러로 증가했다. 브랜드 가치를 높여 조기 매각하려는 SME(중소기업,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가 증가하고, 이들을 전문적으로 물색·중개하는 업체까지 등장하며 애그리게이터들의 활동도 두드러졌다.

투자 증가와 함께 애그리게이터는 전 세계 100여개로 증가했으며, 미국을 포함해 독일, 멕시코, 인도 등 다양한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다. 선두기업인 스라시오, 베를린브랜드그룹, Razor Group 등을 포함해 아마존 기반의 애그리게이터는 전 세계적으로 100여개 정도가 존재한다. 아마존이 주요 활동 무대이기는 하지만 시장이 확대되면서 애그리게이터는 미국에 국한되지 않고 독일, 멕시코, 인도 등 다양한 나라에서 설립·운영되고 있다. 미국에 42개가 있으며 영국 12개, 독일 8개, 인도 7개, 멕시코 5개 등이 있다. 투자금액 기준 글로벌 2위(베를린브랜드그룹), 3위(Razor) 업체는 독일에 소재하고 있다.

대표기업인 스라시오는 설립 2년만인 2020년에 유니콘으로 등극했으며 ‘앵그리오렌지’를 비롯해 200여개의 브랜드를 인수·운영하고 있다. 인수 대상을 아마존 입점 브랜드에 집중하면서 마케팅,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며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라시오의 대표적인 효율화 방식은 모델 공유전략으로, 중소형 브랜드가 활용하기 어려운 유명인 광고 모델을 다수 브랜드에 활용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한다. 미국의 유명 뮤지션을 비롯해 미식축구 선수 출신 티키 바버, 미국 여자축구 국가대표 출신 브랜디 체스테인 등을 다수 상품의 광고 모델로 공동으로 기용하고 있다. 2018년 반려동물 냄새 제거제 ‘앵그리오렌지’를 인수해 힙합 뮤지션 스눕독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인수 1년만에 매출액이 200만달러에서 1650만달러로 8배 이상 증가했다.

스라시오는 설립 이후 2년 만인 2020년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으로 등극, 현재 200여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스라시오는 최근 12개월 매출을 계산하고 그 수익의 2~4배를 인수가로 제시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애그리게이터

기업명

본사 소재지

특징

스라시오

(Thrasio)

월폴(미국)

- 다수 브랜드의 마케팅 비용 절감을 위해 광고모델 공동 활용

- 창업 초기 1년만에 매출이 8배 상승한 ‘앵그리오렌지’로 주목

- 창업 4년 만에 유니콘 기업 등극

홀썸브랜드

한국

- 생활, 건강, 유아, 반려동물, 스포츠 등 5가지 카테고리에 집중해 매월 1건의 중소 브랜드를 인수하고 있음

- 탈취제 브랜드 스멜탄을 인수한 뒤 2개월 만에 매출 120% 상승

- 설립 1년 만에 600억원 거액 투자 유치

◇한국 애그리게이터에 돈 모이나=지난해 6월 설립된 국내 애그리게이터 업체인 홀썸브랜드는 최근 설립 1년 만에 600억원의 거액 투자를 유치했다. 또 다른 국내 애그리게이터 업체인 부스터스, 넥스트챕터, 뉴베슬도 굵직한 투자를 연이어 유치하고 있다.

한국 애그리게이터는 글로벌 5위의 이커머스 시장 규모에 비해 미약하다는 평이다. 아마존이 독점적 플랫폼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유럽과는 다르게 네이버, 쿠팡, 11번가 등 다양한 플랫폼이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구조는 애그리게이터가 성장하는 데는 한계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 5위의 이커머스 규모, 약 50만개의 온라인 SME 브랜드 등을 기반으로 국내에서도 애그리게이터 기업이 증가 추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 시기 급격한 성장에 대한 반작용으로 단기적인 침체가 나타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이커머스의 성장과 함께 애그리게이터 시장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 3분기 기준 SME가 주가 되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입점브랜드는 총 47만개로 추정된다. 글로벌 5위의 활발한 이커머스 시장 환경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시장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애그리게이터의 활성화에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애그리게이터 기업들은 신생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근 애그리게이터 기업별로 50억원에서 1200억원의 투자가 성사되는 등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최근 투자시장 위축, 코로나19의 영향이 완화되며 비대면 소비가 줄어들면서 이커머스 둔화 우려, 경쟁 심화로 주식 및 VC 투자시장이 위축돼 최근 2년 동안 가치가 급증한 애그리게이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일례로 스라시오의 경우 최근 상장이 연기되고 프리 IPO에 실패하며 직원 감축을 단행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지원 종료(9월 예정)와 손실보전금 효과 소멸에 따른 자영업 부실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며, 코로나 기간 동안 급증했던 온라인 SME도 성장 둔화에 따라 금리인상을 대비한 출구(EXIT) 전략이 논의되고 있는 국내 SME에게 애그리게이터의 인수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