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부담 적은 자발적 탄소시장 구축을”

프린트

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중소기업 부담 적은 자발적 탄소시장 구축을” 2030년까지 자발적 탄소시장 규모 약 15배 성장 예상

기사입력2022-09-15 11:17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전환 등을 지원하기 위해 자발적 탄소시장 체계를 마련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탄소감축 의무가 부여되지 않는 기업 또는 기관 등이 사회적 책임과 환경보호를 위해 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장을 말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15일 발표한 ‘자발적 탄소시장의 부상, 중소기업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김기만 부연구위원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자발적 탄소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국내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전환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자발적 탄소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소기업, 부담없이 참여 가능=자발적 탄소시장은 엄격한 규제를 통해 이뤄지는 의무시장과는 달리, 운영 및 관리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 기업은 활동 중에 발생한 탄소를 자발적으로 상쇄하거나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국내에서 배출권거래제의 규제적 시장 참여대상인 중소기업은 100여개 정도이며,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자발적 시장의 잠재적인 참여대상이 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자발적 탄소시장은 민간기업들이 규제시장을 넘어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생태계를 제공하기에 규제적 시장과의 조화로운 운용이 가능하다. 기업들은 자발적인 감축, 온실가스 배출 감소 노력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활동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수행도 가능하다.

또, 규제적 탄소시장에서 적용되지 않는 신기술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사업으로서 실험적인 적용을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혁신의 원천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궁극적으로 정부, 기업 등이 탄소시장에 참여해 경험 등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하며, 탄소시장 참여자의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자발적 탄소시장 규모 16억 달러=보고서에 따르면, 자발적 탄소시장은 2017년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약 15배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자발적 탄소시장 규모는 약 1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적으로 알려진 자발적 탄소시장으로는 ▲자발적 탄소표준(VCS) ▲골드 스탠다드(GS) ▲탄소 레지스트리(ACR) ▲기후보호행동(CAR)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활발한 크레딧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자발적 시장은 자발적 탄소표준이다.

국내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가 기업들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사업(KVER)을 추진한 바 있다. KVER을 통해 발생한 감축 크레딧을 정부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며 사업 참여대상은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으로 중소기업도 대상에 포함된다. 이 사업에는 다양한 업종의 온실가스 감축사업이 등록돼 인증이 이뤄졌으며, 중소기업의 경우 500건의 인증 실적을 보이기도 했다.

보고서는 국내외적 흐름에 비춰 향후 자발적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특히 국내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단 자발적 시장을 통한 기업, 프로젝트 수행 사례들에 대한 그린워싱(greenwashing)의 가능성도 존재해, 운영 측면에서 감축사업의 검인증에 대한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시장 형성·확대·안정까지 지원을=보고서는 자발적 탄소시장이 형성돼 확대되고 안정화될 때까지 정부의 예산사업 방식으로 운영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때 탄소배출 평가 및 인증에 대한 전담기구는 중소기업 소관부처 차원에서 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 자발적 탄소시장의 운영을 통해 중소기업 차원의 배출권 확보 및 유통을 촉진하기보다는 저탄소 활동 유도 및 인센티브 확보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봤다. 가령, 중소기업은 저탄소 활동을 통해 외부 투자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으며, 거래처에게 기업 이미지를 제고해 거래 지속성을 향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 참여형 자발적 시장 체계에 대한 범위 확립이 필요하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민간주도의 주도적인 역할을 통한 탄소감축 및 새로운 거래제의 형태다. 보고서는 자발적 탄소시장 내 중소기업 감축크레딧의 구매자로서 정부와 대기업의 채널을 고려하는 것도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