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명 브랜드 레시피…미투 브랜드 논란 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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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업체명 브랜드 레시피…미투 브랜드 논란 빈번 법정 공방으로 잘잘못 가리기 어려워…특허출원, 상표권 등록 필수

기사입력2022-12-23 00:00

신지아 기자 (jiah1288@junggi.co.kr ) ㅣ다른기사보기

음악 등에서 흔한 표절 논란은 사실, 제품이나 브랜드 등의 분야에서도 있다. 이른바 ‘미투 브랜드(Me-too brand)’라는 표현으로 널리 알려진 사례다. 미투 브랜드는 ‘나 역시’라는 뜻의 영어 단어 ‘미투’와 브랜드를 결합한 말이다. 특정 브랜드가 붐을 일으켰을 때 가게 이름·메뉴·인테리어·포장재 등 브랜드 전반을 유사하게 만들어 론칭하는 경우를 뜻한다.

최근 전북 전주의 한 소상공인과 익산농협 사이에 이같은 베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에서 10년째 떡을 만들고 있는 ‘소부당’의 김대영 대표는 제보를 통해 “현재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전북 익산농협이 출시한 ‘생크림 찹살떡’은 ‘소부당’ 브랜드의 레시피를 표절했으며, 소부당에 근무했던 전 공장장이 동일한 원재료와 제조공법을 이용해 생산한 상품”이라고 주장했다.

소부당은 2019년 9월 카스테라 생크림 치즈찰떡을 출시했다. <자료=소부당>

이에 따르면, 소부당은 2019년 6월 ‘카스테라 생크림 치즈찰떡’이란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그런데, 2022년 8월 익산농협이 ‘생크림 찹쌀떡’을 출시했다.

김 대표는 “처음 익산농협에서 해당 상품을 출시했을 때 소부당의 상품명과 거의 동일해 설마설마한 마음이 들었었다”며, “최근 소부당에서 근무했던 전 공장장이 익산농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의심이 확인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산농협 측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복수의 기업에서 생산되고 있던 상품”이라고 반박했다. 또, “판매에 적합한 상태가 되기 전에는 품목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사는 2020년경부터 개발하던 생크림 찹쌀떡이 포함된 여러 종류의 퓨전 찹쌀떡을 대중에 공개하지 못했다”며, 익산농협의 개발 시기가 앞섰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익산농협은 기본 상품명인 ‘생크림 찹쌀떡’을 사용했으며, 소부당에서 사용하는 ‘카스테라 생크림 치즈찰떡’을 상품명으로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익산농협과 관계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조계 “입증자료 관리 우선”=소부당의 경우 법원의 판결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확정된 사례가 아니다. 하지만 베끼기 논란 자체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법정 공방을 치르더라도 잘잘못을 가려내기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경우 사내 변호사나 변리사들을 통해 상표권에 대한 방어를 철저히 하고 있으나, 개인 브랜드 창업자는 이같은 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막기 위해 ‘미투 창업 방지법’이 발의돼 있으나, 수년 째 제대로 된 논의를 거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이 때문에 법조계는 피해를 예방하고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창업 당시부터 특허출원 및 상표권 등록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창경의 김해주 변호사에 따르면, 업체명이나 제품 브랜드 명칭 혹은 레시피 등을 침해당했을 때 적용 가능한 현행 법규정은 두가지다.

김 변호사는 먼저, “만약 침해된 프랜차이즈 업체명이나 브랜드 명칭이 상표권으로 등록돼 있는 경우, 해당 상표의 등록된 지정상품에 관한 상표권 침해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상표권 등록이 돼 있지 않은 경우라도 대응하는 방법이 있다. “국내 널리 인식된 업체명이나 브랜드 명칭 등 영업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해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거나, 타인의 표지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경우”라면, “부정경쟁방지법상 민형사상 조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레시피를 모방한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레시피 자체가 특허로 등록돼 있다면 특허침해에 따른 법적 조치가 가능하다. 특허로 등록되지 않았다면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를 시도해볼 수는 있으나, 실무상 그 보호범위가 크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미투 브랜드의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선 “먼저 업체명·브랜드 명칭·로고 등을 상표권으로 등록해 보호하고, 레시피 등은 특허로 보호하거나 영업비밀로 철저하게 관리를 하는 것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만 상표권으로 등록하더라도 보통명칭, 기술적 표장 등 식별력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률상 보호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명칭 선정과 출원 시 지적재산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며, “또한 상품 판매·서비스 제공방법 또는 간판·외관·실내장식 등 영업제공 장소의 전체적인 외관과 같이 상표권이나 특허권으로 보호하기 어려운 것은 그 구상, 개발 경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 및 소요된 비용 관련 자료들을 잘 남겨두는 것이 추후 발생하는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미투 브랜드들의 침해 행위를 확인했다면, 곧바로 침해 증거들을 남긴 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경고장을 발송해 초기부터 조치하는 것이 피해 예방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