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기부, 지방재정 확충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프린트

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국민 기부, 지방재정 확충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기부금으로 지역문제 해결 기대…“크라우드펀딩으로 활성화 가능”

기사입력2022-12-30 14:3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난 10년간 논의를 거듭해온 고향사랑기부제, 지난해 10월 ‘고향사랑 기부금에 대한 법률’이 제정돼 내년 본격 도입을 앞두고 있다. 지역의 인구감소와 재정악화 악순환을 완화하고자 마련된 대안인 만큼 ‘고향사랑기부제’의 정착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준비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경희 국회도서관 법률자료조사관은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지난 28일 개최한 ‘고향사랑기부제 제도 정착 활성화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고향사랑기부제는 가속화된 인구유출로 활력이 저하된 자치단체에 인구감소와 재정악화 악순환을 완화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한국고용정보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소멸위험지역은 113곳으로 전국 228개 시군구의 약 절반(49.6%) 수준이다. 지방소멸 위기를 넘기 위해 자생적 대응전략이 필요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내년 1월1일 고향사랑기부제 시행=내년 1월1일부터 시작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국민의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 지방재정 확충에 기여하는 제도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 이외의 고향 등 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 혜택과 자치단체의 지역특산품 등 답례품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인당 연간 기부한도는 500만원이며 기부금 10만원 이하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의 세액공제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고향사랑 기부금의 30% 한도의 답례품을 지급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를 통해 지역특산물을 주 답례품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역과 지역특산물을 홍보하고 특산물 수요 증가를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지역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지방정부는 모집된 기부금을 사용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일본은 2008년 고향납세제도 운영=조경희 조사관은 일본에서 시행중인 ‘고향납세제도’의 운영사례와 성과를 소개했다. 일본은 인구감소로 인해 지난해 4월 기준 일본 1718개 자치단체 중 820개 단체가 소멸위기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일본은 2008년부터 고향납세제(후루사토 노제)를 시행했는데, 본인의 출신지 혹은 응원하고 싶은 지방자치단체에 2000엔 이상의 기부금을 납부하면 세금공제 혜택과 함께 지자체가 준비한 답례품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2008년 5만4000건, 81억엔이었던 고향납세 실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4447만3000건, 8302억원에 달했다. 고향납세제는 우리나라 고향사랑기부제 시스템을 정부에서 구축하는 것과 달리 민간기업이 구축해 운영한다.

조 조사관에 따르면, 고향납세제를 지역과제 해결과 지역외 교류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일본 내 지방자치단체가 많아지고 있다. 일본 기부자의 고향납세제 이용목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큰 동기는 답례품 획득이었으며, 다음 동기가 지방응원, 공감하는 사업 등이었다. 고향납세제는 초기 답례품 과열경쟁 등을 겪기도 했지만 현재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7년 고향납세의 확장정책으로 고향 창업지원 프로젝트, 고향 이주교류 촉진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특별교부세를 지원하고 있다.

◇민간이 참여하는 크라우드펀딩으로=일본의 고향납세제는 크라우드펀딩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과제를 프로젝트화해 온라인중개업자를 통해 고향납세기부를 받고 기부자에게 답례품을 전달한다. 공감하는 지역과제에 지역 밖 사람의 참가기회를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기부자 간의 지속적인 관계구축이 가능하다.

조 조사관은 야마가타현의 가네야마쵸 고향납세 크라우드 펀딩 사례를 소개했다. 가네야마쵸는 인구 5139명, 면적 1만6167㎢의 마을로 약 4분의 3이 산림으로 뒤덮힌 지역이다. 로맨틱한 분위기로 일본 오지기행에 기록되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인구감소로 세수가 줄고 지역산업과 경제도 쇠퇴해갔다.

가네야마쵸 지방정부는 사람과 마을을 잇는 관계인구 증가를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가네야마의 시간 디자인스쿨’을 개교했다. 2021년 4월15일부터 91일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목표 100만엔을 초과한 122만엔을 모금하고 수강생 84명을 모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가네야마의 시간 디자인 스쿨은 수강생에게는 미리 식품자재를 송부하고 가네야마쵸의 먹거리 강좌를 진행했다. 강좌의 성과는 성공적이었으며 등교거부 아동의 관심이 증가하고, 생활요양이나 취업을 지원하는 사회복지법인이 방문해 사례를 학습하는 등 외부인과의 새로운 관계 창출이 시작됐다.

조 조사관은 고향사랑기부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고향 발전전략을 부각시킬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수탁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도 요구된다. 크라우드펀딩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민간 크라우드펀딩 포털사이트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 조 조사관의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자율적인 지역 고향사랑 홍보를 위한 법률 개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U 공급망 실사지침 면밀히 분석”

객원전문 기자칼럼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