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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이자도 감당 어려운데 금리를 올리자고?
법정최고금리 인상 논란…“지금도 높아, 정책금융 지원 필요”
- 기사입력2023-01-10 14:14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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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법정최고금리 인상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금융당국이 결정된 바가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국책연구기관이 법정최고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하자, 시민단체들이 이에 반대하며 정책금융이 맡아야 할 분야라고 반박하는 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2002년 대부업법이 처음 규정될 당시 법정최고금리는 66%였으나, 총 7차례의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점차 인하됐다. 가장 최근인 2021년 7월에는 종전 24%였던 법정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된 바 있다. <사진=뉴시스>9일 한국일보는 “금융당국이 20%까지 낮아진 법정최고금리를 최대 27.9%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같은 날 금융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법정최고금리는 서민들의 금융비용 부담과 금융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사안”이라며, “제도 변경 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결정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전면 부정이 아니라 “현재까지”라고 시점을 제한한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법정최고금리는 금융업과 대부업 등에 적용되는 대부업법, 사인 간 대부 거래에 적용되는 이자제한법 두 곳에 규정돼 있다.만일 인상이 단행된다면 법정최고금리를 도입한 이후 최초의 인상이다. 2002년 대부업법이 처음 규정될 당시 법정최고금리는 66%였으나, 총 7차례의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점차 인하됐다. 가장 최근인 2021년 7월에는 종전 24%였던 법정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된 바 있다.기준금리 급등…법정최고금리 인상 논란 촉발논란은 2022년 들어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발생했다.KDI(한국개발연구원)의 김미루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기에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법정최고금리 운용방안’ 보고서에서 “법정최고금리가 고정된 상태에서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으로 대출을 공급하고 있던 차주에게는 금리를 인상할 수 없으므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대출 공급을 중단하게 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대안으로 시장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하자고 했다. “조달금리의 상승폭만큼 법정최고금리가 인상되면 고정형 법정최고금리하에서 조달금리 상승으로 대출시장에서 배제되는 취약차주의 대부분에게 대출 공급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아울러,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의 도입과는 별도로 적정 법정최고금리 수준에 대한 논의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탈시장적 방식…복지로 짐 덜어줘야 하는 계층”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법정최고금리 인상이 아니라 정책금융 등의 역할로 취약차주들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6일 금융정의연대·민변 민생경제위원회·주빌리은행·참여연대·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는 공동논평을 통해, 법정최고금리 인상 논의가 “자칫 현재 세계 최고수준의 가계부채 비율에 더해 다중·취약채무자 리스크에 불을 붙이는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이들은 “현행 법정최고금리(대부업법·이자제한법 시행령상 20%)도 적지 않은 이자율”이라며, “연 20% 대출도 감당하기 어려운 이들을 보호한다며 금리를 올리도록 용인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출시장의 논리로 저소득 서민 생계 문제를 해소한다는 접근이 “안이한 믿음”이며, “대부업계의 이권을 보장하는 방식의 정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법정최고금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생계가 곤란한 취약차주는 “금융 ‘시장’을 통해서가 아니라 탈시장적 방식으로, 복지로서 짐을 덜어줘야 하는 계층에 속한다”고 진단하고, “채무조정 활성화와 재기지원시스템 구축으로 빚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아울러 정부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적절한 금리의 정책금융을 원활하게 제공하는 방안으로, 미국의 지역개발금융기관(CDF) 펀드와 같은 정책 프로그램 도입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가계부채 문제도 법정최고금리 인상의 반대 논거로 제시했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정부가 영업금지·제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재정지출에 인색해 작년 하반기 자영업자 취약차주 대출 증가율이 18.7%, 비은행권 대출 증가율이 28.7%에 달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시민단체들은 “서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이들을 대출시장에 머무르게 할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부채 감소 정책이 시급하다”며, “무엇보다 법정최고금리 인상은 이에 반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