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DNA ‘業·場·人’ 갖춘 스타트업 발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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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스타트업·TIPS 성장 DNA ‘業·場·人’ 갖춘 스타트업 발굴하라 지분투자·M&A 통해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우기는 어려워

기사입력2023-02-21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스타트업에 투자한 기업들의 신사업 성공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스케일업 잠재력을 갖춘 투자대상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業), 시장·산업(場), 창업팀(人)’에서 성장 DNA를 갖췄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투자 스타트업, 넥스트 유니콘될까’라는 주제의 보고서는, 2021년 12월 공정거래법 시행령 전부개정안 시행으로 일반지주회사의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보유가 제한적으로 허용됨에 따라 지주회사들의 CVC 설립이 붐을 이루고 있지만, 목표 성과에 대한 기대에 비해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투자나 M&A를 통해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워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는 기업들의 주요 전략목표는 기술확보와 시장진입으로 크게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투자 성공을 위해서는 성장 DNA를 갖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존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비즈니스 모델(業) ▲시장·산업(場) ▲창업팀(人) 세 가지가 성공요인이라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비즈니스 모델(業)=많은 기업들이 제품이나 기술에서 출발해 시장을 찾으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반적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보고서는 현상을 바꾸는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반드시 신기술일 필요도 없고 기존 기술과 신기술의 결합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거나 더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성공적이라고 했다.

또, 스케일업 잠재력을 가늠할 때 고속 성장중에도 효율적·안정적 운영이 가능한지 살펴봐야 하는데, 이런 이유로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 기반 사업이 유리하다고 봤다.

또한 시장 수요 견인력은 성장 패턴으로 가늠할 수 있으며, 질적 성장을 통한 지속가능성 점검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성공적인 스타트업은 3-3-2-2-2 패턴(창업 후 최초 2년은 매년 3배씩 매출 증가, 그 이후 최소 3년은 매년 2배씩 증가)으로 성장해야 시장 수요 견인력이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2015년 토스앱을 통해 간편송금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매출 증가패턴을 보면, 현재까지 이러한 성장 패턴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시장·산업(場)=스타트업 성공은 큰 배후시장·성장산업·진입 타이밍의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들은 미국, 중국, 인도 등 큰 배후시장을 기반으로 한 소위 ‘Billion Economy’(10억명의 인구가 있는 경제국가)에서 주로 배출된다. CB Insights에 따르면, 전 세계 유니콘 기업 분포는 미국(54.1%), 중국(14.4%), 인도(5.9%), 영국(3.9%) 순으로, 일정 규모 이상 배후시장에서 배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대형산업 섹터일수록 많은 유니콘을 배출하는데, 여기에 새로운 산업 성장테마까지 부각된다면 금상첨화다. 전 지구적으로 새로운 트렌드가 부상하며 블루오션이 열리기도 하는데, 그중 하나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으로, 친환경 모빌리티 등에서 수백 개의 새로운 유니콘 등장이 전망된다.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지나치게 빨리 출시해서 경제적 부담을 버티지 못하거나 너무 느린 진입으로 후발주자들과 과도한 경쟁을 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핵심은 시장이 태동하는 극초기 단계 또는 경쟁자들 간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있는 ‘골디락스(Goldilocks)’ 모멘트를 찾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창업팀(人)=창업자의 기존 커리어 경험과 축적된 실패 자산이 스타트업의 생존과 스케일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맥킨지 분석 결과, 첫 창업부터 유니콘이 되는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유니콘 창업자들은 관련 업무 경험(유니콘의 80% 이상) 및 창업 경험(50%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많은 연쇄 창업자의 인터뷰를 종합하면, 반복적 창업 경험으로 시장에 대한 ‘감’을 잘 잡을 수 있고, 시행착오를 줄이고 극심한 사업 스트레스도 버텨내는 힘이 생기며,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당면 문제에 대한 솔루션 자문이 용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단독 창업보다는 대학 동기와의 공동 창업이 많고, 창업 멤버들은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과 비즈니스 등 다양한 전공의 고학력자들로 구성돼 있었다.

보고서는 이와함께 우수한 성공 DNA를 갖춘 스타트업 발굴이 우선이지만, 투자 후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파트너십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는 주요한 공통원인으로는 어렵고 긴 의사결정 과정, 서로 맞지 않거나 불투명한 기대 등을 꼽았다.

서로 합의할 수 있는 명확한 협력 논거와 운영의 룰이 필요하며, 서로 기대하는 바에 대해 투명하게 공유하고,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룰에 합의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판단이다. 또한 스타트업에 적합한 유연한 거버넌스를 적용하고, 스타트업이 필요 리소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