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만 챙기고 먹튀 행각 외투기업 방치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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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이익만 챙기고 먹튀 행각 외투기업 방치할텐가 “한국와이퍼는 폐해 집약 사례”…외국인투자촉진법 등 개정 필요

기사입력2023-03-15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등 31명의 국회의원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4일 ‘한국와이퍼 대량해고 사태를 통해 살펴본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방향’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우원식 의원실>

외국인투자기업들이 조세 감면 등 각종 특혜를 받아 이익을 챙기면서 무책임한 기업 철수·폐업 등 먹튀 행각을 자행하고 있어, 외국인투자촉진법 등을 개정해 폐해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장석우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등 31명의 국회의원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4일 개최한 ‘한국와이퍼 대량해고 사태를 통해 살펴본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방향’ 국회토론회에서 “한국와이퍼의 사례를 보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외투기업들의 문제점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에 따르면, 한국와이퍼의 원청인 덴소코리아(일본 덴소의 한국 내 영업을 총괄하는 회사)는 지방정부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았다. 덴소가 한국와이퍼 및 덴소코리아에서 일본으로 챙겨간 돈은 10년 동안 44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고용과 지역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일방적으로 철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한국와이퍼 ‘먹튀’ 행각 의혹 제기=지난해 7월7일 국내 외국인투자기업인 한국와이퍼㈜는 일방적으로 청산계획을 발표했다. 이유는 매출감소와 10년 동안의 적자, 차입금 증가 등이라고 했다. 한국와이퍼는 매출 규모로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자동차 부품회사인 일본 덴소의 한국내 자회사다.

장 변호사에 따르면, 한국와이퍼는 2018년경부터 새로운 납품계약 기회를 포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매출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해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구성했고, 매출규모가 더 축소된 2020년 노조는 회사와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했지만, 한국와이퍼는 이를 위반하고 청산을 검토했다. 이에 노조는 2021년 회사를 압박해 강력한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했고, 핵심조항은 청산, 매각, 공장 이전의 경우 반드시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결국 한국와이퍼는 지난해 7월 회사 청산계획을 발표했고, 노조는 합의없는 해산등기, 주요자산매각 등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이를 상법의 청산규정을 무력화시킨다는 이유로 전부 기각했다.

노조는 가처분 결정에 대한 항고를 하는 한편, 같은 해 12월 청산절차 중 노동조합과 합의없는 해고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는 중 한국와이퍼는 올해 1월8일 본격적인 청산절차를 시작하면서, 해고일자를 2월18일로 해 전 조합원들에게 해고예고통지서를 발송했다. 이에대한 법원의 금지에 따라 회사는 일단 해고를 철수했지만, 각종 기계장비를 반출해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한국와이퍼와 같은 외국인투자기업들이 조세 감면 등 각종 특혜를 받으며 이익을 취하고 무책임한 철수, 기술탈취, 과도한 배당을 통한 투기자본의 이익 챙기기, 자산매각, 일방적 구조조정과 해고, 노동권 억압 등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해 막아야=외국인투자기업의 폐해를 막고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따라 김정호 의원, 류호정 의원 등은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김정호 의원안은 외국인투자 현금지원에 대한 환수절차를 담았다. 허위 또는 부당한 방법으로 이뤄진 외국인투자에 대한 현금지원 환수절차를 규정하고, 국가 또는 지자체가 환수금을 국세 체납처분 등에 따라 징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외국인투자기업 폐업 사전신고제를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외국인투자기업이 폐업하고자 할 때 미리 산업통상자원부에 신고하도록 하고 외국인투자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했다. 또한 외국인투자기업이 폐업하고자 할 때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할 것을 의무화했다.

류호정 의원안은 외국인투자의 제한 사유를 추가했다. 근로자의 고용안정에 현저히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 외국인투자를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외국인투자가 고용안정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 경우 시정명령이나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했다. 또한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임대료를 감면받은 경우 감면받은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납부하고, 감면임대료의 2배 이하로 추가 징수하는 안을 담았다.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현금지원을 받은 경우에도 지원금의 2배 이하 금액을 추가 징수하도록 했다.

장 변호사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과 함께 ▲정리해고에 대한 사용자 책임범위를 확장하고 요건 및 절차를 강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이사의 신인의무 대상을 확장하고 지배주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상법 개정 ▲폐업청산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하는 상법 및 채무자회생법 개정 등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