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 소비자, 한국 상품 구매경험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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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중국 중국 젊은 소비자, 한국 상품 구매경험 ‘반토막’ 2020년 80%대에서 최근 40%대 추락…한국 상품 긍정평가도 감소

기사입력2023-04-05 19:00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 상품에 대한 긍정 평가가 감소하는 가운데, 특히 젊은 소비자들의 한국 상품 구매경험이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비해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중국 주요 10대 도시의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이후 중국 소비자 트렌드 설문조사’ 보고서를 지난 3월 발표했는데, 최근 5년 내 한국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43.1%에 그쳤다. 2020년 조사결과 당시 78.7%에 비하면 크게 줄어들었다.

젊은 소비자들의 구매경험이 더 큰 문제다. 2020년 당시 조사에서 20대와 30대는 각각 83.3%와 84.8%로 다른 연령대보다 더 높았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각각 41.2%와 40.4%로 40~50대보다 구매경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봐도, 상하이(41.3%)와 베이징(40.2%)과 같은 대표 도시에서 5년 내 한국상품 구매경험 비중이 급감했다. 두 지역 모두 2020년 조사에서는 87%의 높은 비중을 보였다. 상하이와 베이징을 포함해 조사대상 10대 대도시 중 5곳에서 한국 상품 구매경험이 2020년 당시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한국 상품 매력 떨어졌다”=한국 상품 이미지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54.5%를 기록했다. 2020년(59.5%) 조사에 비해 5.1%p 하락했다.

한국 상품 이미지가 아주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19.3%로 2020년에 비해 9%p 증가했다. 반면 좋다(35.2%)는 14%p 크게 줄었고, 보통(35.5%) 역시 1.6%p 감소했다. 반대로 안 좋다와 아주 안 좋다를 합친 부정평가는 10.0%로 2020년(3.4%)보다 상승했다.

보고서는 “소비재의 경우 국가 이미지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며, 최근 한중 관계 악화가 상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소비재 판매 증가를 위해 한중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하며, 이에 따른 우리 문화콘텐츠의 중국 진출확대도 소비재 판매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최근 5년 내 중국 소비자가 가장 많이 구매한 한국 상품은 미용제품(58.0%), 식품(55.5%), 의류(45.2%)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5년 내 한국 미용제품(-2.1%p), 식품(-9%p), 의류(-0.8%p) 등 한국의 주력 소비재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중이 2020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반면 한국 영유아 제품(20.1%p), 의료건강 제품(10.0%p), 주방용품(7.6%p) 등을 구매한 응답자의 비중은 증가했다.

전체 응답자의 60.8%가 코로나19 이후 식품 구매가 증가했다고 답변했으나, 한국 식품을 구매한 응답자의 비중은 2020년 64.5%에서 최근 55.5%로 오히려 감소했다.

한국 상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긍정 평가가 감소하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의 한국 상품 구매경험이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비해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보고서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소비재는 일부 품목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도 코로나 이후 빠르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또, “코로나 이후 중국 내 구매 증가 품목은 건강의료, 주방용품, 유아용품 등 다양해지는 데 반해, 한국 제품은 화장품 및 식품에 집중”된다고 짚었다.

아울러 “건강의료 및 유아용품 등의 경우 대부분 중국 진출을 위해 시험인증이 필요하며, 인증 획득을 위해 많은 시간 및 비용 등이 필요한 바 관련정보 제공, 상담, 비용 등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디자인·가성비 강점…AS는 과제=한국 상품을 구매하지 않은 주요 원인은 상품 후기(35.9%), 국가 이미지(34.6%), 경쟁력 부족(33.6%)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상품 후기 및 국가 이미지를 이유로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과거 조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경쟁력 부족(16.7%p), 불합리한 가격(8.8%p), 번거로운 AS(14.4%p)가 비구매 원인이라 답한 응답자가 과거 조사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했다.

보고서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 방역정책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수입이 일부 제한되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중국산 제품이 시장을 장악”했고, “코로나19로 한중 교류가 장기간 중단됨에 따라 과거 구매한 한국 제품에 대해 제대로 된 AS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국가 상품에 비해 한국 상품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디자인(33.3%)과 가성비(29.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만 한국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불합리한 가격’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28.5%로, 상품 후기(35.9%) 및 국가 이미지(34.6%) 대비 낮은 수준이나, 과거 조사에 비해서는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품목별 차이는 있으나, 코로나 이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중국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 상품의 브랜드 및 가격 이원화 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내 중산층 이하 시장 공략을 위한 가성비 제품을 기본으로, 부유층 고객을 위한 고부가가치 브랜드를 출시·관리한다면, 전체 한국 제품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구매 접근성’은 개선 됐지만=보고서는 이와함께 “한국 상품에 대한 구매 접근성이 과거에 비해 좋아진 것으로 보이나, 2~3선 도시 소비자가 편리하게 구매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 중에서 ‘구매방법 부족’은 26.9%로 2020년 조사(33.8%)보다 줄어들었다. 그러나 중국 소비자의 상품 구매 시 온라인 활용비율이 42.5%인데 반해, 한국 상품 구매 시의 온라인 활용비율은 38.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외국 기업이 중국 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많이 요구하는 중간상을 통해 진출해야 하며, 직구 플랫폼에서의 판매를 위해서도 결제, 통관·배송, 마케팅, AS 등 복잡한 고려사항들이 존재하는 바 이를 중소기업이 직접 담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 상품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3대 온라인 플랫폼(타오바오, 티몰, 징둥)의 비중을 낮추고, 품목·상품별 특성에 맞게 더우인 및 웨이신 샤오청쉬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중국 소비자 조사결과를 토대로 “최근 3년 간 코로나로 한중간 인적 교류가 크게 감소함에 따라 중국 소비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위상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제품의 중국 소비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바뀐 시장상황에 대한 기업의 세밀한 준비와 함께 정부 및 유관기관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소비자·시장 변화에 따른 제품 다변화, 마케팅·유통 업그레이드를 통한 장기적 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가 미비한 기업을 대상으로 인증 등 신속·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금 지원을 통해 중국 시장 맞춤형 상품을 육성시켜 진출시키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