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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국가 책임 묻는 사회적 참사 기억공간 보장돼야
세월호 참사 9주기…국가 안전시스템은 여전히 미흡하다
- 기사입력2023-04-13 10:3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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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어느덧 9년이 된다.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마음에 묻은 유가족의 시간 만큼은 9년 전 그날에 머물러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물었다. 안전한 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고,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회적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을 국가에 당부했다.
지난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은 종료됐지만, 세월호의 침몰원인 조차 명확한 견론을 내지 못했으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광화문 광장에서 6여년을 버텨왔던 세월호 기억공간은 철거돼 서울시의회로 옮겨졌고 이마저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 희생자들을 온전히 추모하고 기억하겠다는 마음마저 부정당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이 세월호 기억공간을 지키기 위한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416연대>지난해 10월29일에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159명의 청년들과 시민들이 서울의 거리에 서서 압사를 당했지만 누구도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 이태원 참사의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그랬던 것처럼 다만 책임져야 할 사람이 응당 책임질 수 있게 해 줄 것과, 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법을 제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들이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해 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자, 서울시는 행정대집행을 예고하는가 하면, 이태원참사 시민 대책위 앞으로 서울광장 합동분양소에 대한 변상금 2899만2760원 부과 통지서를 보냈다. 이태원 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서울시의 비정한 행태다.
서울시는 시민에게 서울광장을 온전히 돌려줘야 할 때라며 분향소 철거를 시사했지만,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서울광장에 열리는 모든 행사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기다리고 환대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광장에서 노래하는 시민들, 춤추는 시민들, 그림 그리는 시민들과도 연대하고 마음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아이들을 잃은 뒤 ‘마음의 감옥에 갇혀 살고 있다’는 세월호 유가족의 말처럼 참사 뒤 유가족의 삶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고통일 수 밖에 없다. 잃어버린 가족을 다시 돌려보낼 수 없다해도 희생자들이 기억되고 시민들의 추모를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보장해야 한다.
기억공간을 통해 시민들은 국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희생을 깨닫게 될 것이며, 중앙정부와 기초지자체의 역할을 촉구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세월호 기억공간과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 대한 탄압을 멈춰야 한다. 지난 과오를 흘려보내고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라면 말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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