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의 아침밥’ 소외되는 학생 없도록 세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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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천원의 아침밥’ 소외되는 학생 없도록 세심하게 정쟁 아닌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여야가 힘 합쳐야

기사입력2023-04-27 09:5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밥상 물가가 그야말로 천정부지다. 1만원권 한장으로는 점심 한끼 먹기도 어려워지면서, 런치와 인플레이션을 합한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직장인들은 도시락을 싸거나, 편의점 간편식으로 떼우기도 한다. 벌이가 없는 대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다. 집을 떠나 생활하는 학생이라면 치솟은 월세 부담에, 끼니를 거르기 일쑤라는 보도가 흘러나온다. 보건복지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아침식사를 거르는 20대는 54%에 달했다. 시간이 없어서라거나 경제적 부담 등이 그 이유였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확대 시행한다는 ‘천원의 아침밥’ 소식은 ‘잘했다’ 소리가 나오는 정책이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정부가 1000원을 지원하고 학생이 1000원을 내면, 나머지는 학교에서 부담해 밥이 포함된 따뜻한 아침상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이다. 대학생의 식비 부담은 낮추고, 쌀 소비를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책이다.

1000원으로는 컵라면, 삼각김밥 하나 사먹기 어려운 시대에 따뜻한 아침밥을 준다니 얼마나 마음 든든한 소식인가. 그 인기는 식당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 기다리는 오픈런이 발생할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모든 대학의 학생들이 다 천원의 아침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천원의 아침밥을 시행하고 있는 대학은 전국 40여곳에 불과하고, 그 수준도 학교마다 다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규모를 확대할 계획을 밝혔지만, 대학의 재정 여건에 따라 신청하지 못하는 대학도 있기 때문이다.

모처럼의 따뜻한 뉴스에 일면 씁쓸함을 주는 논란도 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두고, 여당과 야당은 이 사업의 원조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당은 국민의힘 주도로 정부에 천원의 아침밥 대상과 금액 확대를 주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천원의 아침은 2017년 문재인 정부시절 시작해 올해 예산안 심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5억원 증액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최종 예산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찌됐든 청년층에 따뜻한 아침밥을 제공한다는 데에 모처럼 여야가 마음을 모은 듯 하니, 이 정책을 보다 내실있고 넓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자칫 2011년 초등학생 무상급식 논란 때처럼 일부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재학생 수가 적고 재정사정이 열악한 지방대학의 경우, 정부의 1000원 지원으로는 학생들에게 천원의 아침을 지원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는 가뜩이나 입학생이 줄어드는 현실을 더욱 고착화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왕에 청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라면, 소외받는 대학이나 학생이 없도록 세심한 계획을 세우길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