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빠진 美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이 한국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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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中 빠진 美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이 한국 추월 미중 갈등 수혜는 대만과 베트남…한국은 미미했다

기사입력2023-05-09 14:08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중 통상갈등 이후 중국이 빠진 미국의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이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 재편의 최대 수혜국은 대만과 베트남이 꼽혔다.

9일 전경련에 따르면, 2018년 미중 통상갈등 이후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3분의 1토막이 났다. 국제무역센터(ITC)의 미국 반도체 수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점유율은 2018년 30.2%에서 2022년 11.7%로 -18.5%p를 기록했다. 중국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2022년에는 4위까지 밀려났다.

반면 대만의 점유율은 2018년 9.5%에서 2022년 19.2%로 2배 가량 늘어났고, 순위는 4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한국 역시 점유율이 2018년 10.8%에서 2022년 12.6%로 소폭 상승했지만, 순위는 3위로 변함이 없었다.

미중 갈등에 한·대만 순위 역전…지난해 차이 더 벌어져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 재편은 2018년 미중 통상갈등에서 시작됐다.

미국은 국가안보 및 자국 공급망 강화를 내세우며, 2018년부터 대중 수입관세 부과 및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제한 등 다양한 규제를 적용했다. 대중 수입에 대해 2018년 3차례에 걸쳐 10~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2019년에도 이 기조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미국은 미국산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직접 이용해 만들어진 부품·장비 등의 대중 수출을 제한했다. 그 영향으로 제재를 받은 중국 기업들은 반도체 생산 및 반도체 역량 강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2년 들어 미 반도체 수입 시장에서 한국은 점유율이 소폭 뒷걸음질 친데 반해, 대만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점유율 격차가 6.6%p까지 커졌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미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달리던 중국이 주춤한 자리는 한국과 대만, 베트남 등에 기회가 됐다.

이에 앞선 2017년 당시 한국은 점유율 8.7%로 대만(8.5%)을 근소한 차이로 추월해, 미 반도체 시장에서 3위에 올라섰다. 2018년에는 10.8%로 대만(9.5%)과의 차이를 더 벌렸다.

하지만 통상갈등이 시작된 2019년 대만의 점유율이 13.3%로 뛰어오르며 한국(11.1%)을 다시 추월했다. 2020년에는 한국(13.0%)이 다시 대만(12.9%)에 근소한 차이로 앞섰지만, 이후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2021년(한국 12.9%, 대만 17.0%)과 2022년(한국 12.6%, 대만 19.2%) 연속으로 한국은 점유율이 소폭 뒷걸음질 친데 반해, 대만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점유율 격차가 6.6%p까지 커졌다.

대만·베트남, 中 직격타 입은 품목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

대만뿐만 아니라 베트남 역시 미국 시장점유율이 2.5%(2018년)에서 9.8%(2022년)로 크게 늘어났다. 두 나라는 미국의 반도체 최대 수입품목(33.4%)인 ‘컴퓨터 등의 부품’에서 중국의 입지 약화를 기회로 점유율을 늘리며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들어 ‘컴퓨터 등의 부품’에서 미국의 대중 수입액은 2018년보다 96.7억 달러(-58%)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대만 수입액은 75.6억 달러(+327%) 증가했다. 베트남 수입액 역시 35.1억 달러(+4038%) 증가했다. 한국 수입액 역시 25.8억 달러(+52%) 증가했지만,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

전경련은 이 기간동안 ‘컴퓨터 등의 부품’이 중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 하락에 15.0%p 기여한 반면 대만·베트남·한국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 상승에 각각 6.8%p, 3.5%p, 1.0%p 기여했다며, 이 품목이 “미국 반도체 수입구조 재편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2018년 미중 통상갈등 이후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 재편에 따른 최대 수혜국은 대만과 베트남으로 한국의 점유율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최근 우리 정부가 첨단전략산업 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투자 인허가 처리 신속화 등 국내 투자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활용해 국내 반도체 생산기반을 강화하고 반도체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