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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4가지’가 없다…수출감소·일자리·물가·민생
1호 영업사원이 취임1주년에 빼놓은 것들
- 기사입력2023-05-11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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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정상 세일즈 외교를 폈습니다.”
최근 4개월 연속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있다. 7개월 연속으로 이어진 수출감소의 영향이란 분석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은 생중계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1호 영업사원”을 다시한번 자임했다. 또 각종 MOU 체결과 투자유치 활동을 나열하며 성과를 강조했다.취임 1주년 기자회견도 없는 상황이라 세간의 관심을 끌었지만, 최근 경제의 4가지 핵심 이슈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 의외다.세일즈 외교를 성과라고 내놓았지만, 최근 수출 상황은 자화자찬을 하기엔 너무 엄중하다. 당장 4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14.2%나 감소했다. 수출감소가 단기적이거나 소폭인 것도 아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수출감소가 벌써 7개월 연속인데다, 수 차례에 걸쳐 두 자릿수의 급격한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수출감소는 무역수지나 경상수지 적자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런 대목이다.실제로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취업자수가 지난해보다 9.7만명이 감소했다. 2020년 12월 이후 28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게다가 올해 들어 4개월 연속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 경제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의 체력이 약화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제조업 취업자 수가 줄어든 원인은 수출감소라는 분석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통계청 서운주 사회통계국장은 “반도체 등 수출 감소가 관련 업종에 영향을 미쳐서 제조업 취업자를 전반적으로 감소하게 만드는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관련된 수출 부분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아마 제조업 취업자 부분에 대한 전환은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수출감소가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까지 초래하고 있는데, 1호 영업사원이 이처럼 위중한 상황을 언급하지 않고 자화자찬만 늘어놓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 게다가, 일자리는 어느 정부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1순위로 꼽은 핵심분야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수출감소는 물론 일자리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일자리는 월평균 임금과 함께 가계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다. 심지어 최근 가계 실질소득이 양호한 상황도 아니다. 지난해 명목임금이 가파르게 올랐다지만, 연간 물가가 5.1%나 치솟아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실질소득에 위기신호가 포착됐다. 심지어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는 전국 1인 이상 7200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이 -1.1%로 감소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최근 물가상승률 추이가 지난해에 비해 안정을 찾고 있다지만, 전기·가스 요금의 추가 인상이라는 현안이 남아있다. 심지어 에너지요금을 추가로 인상한다는 방향은 결정해놓고서도, 인상폭과 시기를 한달 넘게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정도까지 됐으면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에 사과의 뜻을 표하거나 양해를 구하고 설득에 나서는게 도리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에너지요금 추가 인상은 물론 물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가파른 물가상승은 또다른 거대한 고통을 가계와 기업 모두에게 초래했다. 물가 대응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지만, 금리가 단기간에 크게 인상되면서 이자부담이 순식간에 급증한 것이다. 사실상 민생경제의 최대 이슈인데다, 앞으로 상당기간 고통이 이어질 전망이다.금리인상은 부동산 거래경색을 초래했고, 이와중에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위기가 발생하면서 세입자들이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전세사기와 범죄행위에 국한해서 언급한데다, 과거 정부의 정책에 책임을 돌릴 뿐이다.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리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자세는 찾아볼 수 없다.수출감소·일자리·물가·민생은 모두 각자도생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기에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가계와 기업, 청년과 중소기업들은 이 위중한 경제상황에서 정부의 부재를 절감하고 있다. 정부가 도대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취임 1주년을 맞은 윤 대통령이 답할 때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