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증가…여신관리 차별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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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한계기업 증가…여신관리 차별화 필요하다” 한계기업 비중 14.4%…‘성장·성숙·불황·차입형’ 등 유형별 관리를

기사입력2023-06-05 13:34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몇 년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증가하는 한계기업, 유형별 특성에 주목할 필요’ 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하회하는 취약기업 상태가 3년 이상 지속된 한계기업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14.4%를 기록했다. 한계기업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2020년부터 실적 부진이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 대비 수익성과 매출효율성 등이 큰 폭으로 악화됐으며, 중소기업이 대기업 대비 높은 한계기업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문태 연구위원은 “경기 침체, 정책 축소, 투자 위축 등으로 인한 부실화, 고금리, 고물가 등에 따른 한계기업 증가 등의 리스크가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성장형 산업의 양극화, 성숙형 산업의 트렌드 전환, 불황형 산업의 매출 악화, 차입형 산업의 높은 자금의존도 등을 고려해 유형별로 차별화된 접근으로 한계기업 관련 여신 관리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계기업 비중 증가=대기업 한계기업은 2020년 영업이익률 –5.8%, 자산회전율 49.2%로 저하됐으나, 2022년 수익성 회복 노력과 엔데믹 전환에 따라 각각 –2.7%, 55.4%로 개선됐다. 중소기업 한계기업은 2020년 영업이익률 –14.1%, 총자산회전율 29.3%까지 실적이 악화됐으며, 이후에도 각각 –10%, 30%를 하회하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산업별로는 업황이 악화됐던 조선업, 음숙업, 여행·사업지원 등 부진산업뿐만 아니라 전자·정보 등 성장산업과 자동차·의복 등 성숙산업에서도 한계기업 비중이 증가했다.

부진산업과 달리 업황 호조를 나타냈던 제약, 전자제품, 제조, 정보서비스 산업 등에서도 경쟁 심화에 따른 열위 기업의 실적 악화로 한계기업이 증가했다. 제약·정보서비스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22년 각각 23.5%, 14.2%까지 상승했다.

또, 성숙기에 접어들어 비교적 안정적 실적을 보이는 의복 및 자동차 제조업, 소매업에서는 산업 트렌드 전환과 이에 대한 대응력 부족으로 한계기업이 증가하기도 했다. 자동차 제조, 소매 등 성숙산업에서 대기업들은 내연기관 기업의 전동화, 오프라인 유통업의 온라인화와 같은 사업 전환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유형별로 차별화=김 연구위원은 성장형, 성숙형, 불황형, 차입형 등 산업유형에 따라 수익, 매출, 금리 등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장경쟁형 산업의 전반적인 영업실적은 양호하지만, 한계기업은 정상기업과 큰 격차를 보이며 수익성이 열악하고 높은 금리의 차입금을 이용하고 있다. 정보서비스업의 경우, 2022년 한계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4.3%, 차입금 금리는 6.3%로 나타났다. 반면 정상기업의 영업이익은 10.3%, 차입금 금리는 2.6%로 큰 격차를 보였다.

성숙전환형 산업에서는 대기업군의 한계기업 비중이 높고 산업 전반적으로 낮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어, 한계기업과 정상기업 간의 격차가 크지 않다.

불황형 산업은 업황 침체로 전반적인 영업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특히 한계기업은 매출 급감으로 자산 효율성이 악화되고 차입금 의존도가 심화됐다. 팬데믹 시기 여행 축소, 재택 근무 증가 등에 따라 부진했던 여행사업지원업의 한계기업은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률 -10.9%, 자산회전율 14.1%, 차입금의존도 71.4%를 기록하고 있다.

차입형 산업은 농림업, 폐기물 처리업 등 정책적 지원사업과 운수업, 부동산업 등 자산취득산업 등이 포함되며 이들은 높은 차입금 의존도를 보인다. 지난해 폐기물 처리업과 운수업 한계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75.2%, 80%를 나타냈다.

◇여신 관리 고도화해야=김 연구위원은 팬데믹에 따른 불황, 경쟁심화, 산업 트렌드 전환 등으로 한계기업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경기침체와 엔데믹에 따른 코로나 정책지원 축소, 투자 시장위축 등으로 한계기업의 리스크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특히 기업 여신 만기가 도래하고, 가격 인상이 반영된 재고가 생산에 투입되면서 고금리·고물가 영향이 점진적으로 기업실적에 반영돼 수익성과 자금조달비용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 은행의 기업 대출금은 총 26조4000억원 증가해, 차입금 의존도가 심화되면 재무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