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리스크 대응 위해 외환법 시스템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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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외환리스크 대응 위해 외환법 시스템 개선을” 외환거래 편의 증진…“자본거래신고제 폐지·환전송금 자유화”

기사입력2025-01-21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현재의 외환시스템과 법체계는 국내 외환시장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며, 외환리스크에 대응하고 대외신인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법체계와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박홍근·오기형·안도걸 국회의원과 (사)좋은정책포럼이 최근 개최한 ‘고환율·고관세 시대 외환리스크 대응방향 및 외환시스템 개혁방향 ’토론회에서, “그간 우리나라 외환시스템은 대외부문의 안정달성 목표에 치중해 운영돼 온 결과, 위기대응 능력은 과거보다 획기적으로 개선됐으나 한편으로는 시장경제 활성화와 금융선진화를 통한 국격 제고에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외국환거래법도 위기대응을 위해 보수적으로 운영되면서, 국경간 원활한 자본유출입 보다는 암묵적인 외자유출 억제를, 국민들의 자유로운 외환거래 보다는 자본거래신고제와 외환업무 은행 중심주의 등 보수적인 거래 관행을 유지해왔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 연구위원은 “이러한 관리와 조정을 위한 조치들은 대외건전성에 큰 실익은 없이 많은 국민 불편과 비효율을 초래하고, 우리나라 원화는 국제통화로 자리매김하지 못해 대외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세계 10대 경제권이라고 인식되는 한국에서 외환부문의 규제와 24시간 외환시장 부재 등 낙후된 외환시스템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그 예로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모건스탠리의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지수 산정시 우리나라는 여전히 신흥국으로 분류되고 있어 장기 안정적인 해외자금의 유입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거래신고제 폐지·환전송금 자유화”=이 연구위원은 외환거래 편의를 증진하고 국민불편 해소를 위해 법령체제 정비, 자본거래신고제 폐지, 환전송금 자유화를 제안했다.

우선 난해한 법체계로 개인이나 금융기관 등이 부지에 의한 법령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기관도 법조문의 이해와 이행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고 외환업무 역량 발전도 저해되는데, 은행법, 자본시장법 등 타 법률과의 정합성을 제고해 이중규제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자본거래신고제도는 자본거래의 규모, 상대방, 외환유출 여부에 따라 신고대상인지 여부, 신고주체, 접수기관이 상이해 혼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자본거래신고제의 실익에 비해 국민불편이 크므로 원칙적으로 사후보고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사전인지를 못할 경우 중대한 경제적 영향이 있는 경우에만 사전신고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이 연구위원은 외화의 지급 및 수령 절차를 개정해 외화의 수령이나 해외송금이 반드시 은행을 경유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선진화…“외국환은행 중심주의 탈피해야”=금융선진화를 위해서는 외국환은행 중심주의를 탈피해야 한다고도 했다. 금융업권 간 허용 업무에 대한 불평등 해소를 위해 외국환은행 중심주의를 폐지하고, 동일업무-동일규제 등 기능별 규율체계 도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기관별 모법에서 허용하는 외국환업무를 지속 허용하되, 필요시 대외건전성 유지에 필요한 규율을 차별없이 부과해야 한다고 했다.

역외외환시장 부재, 외국인의 시장접근성 제약 등 외환관련 규제가 대외신인도 저하의 주요인인 만큼 외국인의 입장에서 제반 불편사항을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를 통해 세계 10위권 경제에 걸맞는 대외신인도를 확립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글로벌 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경제주체들의 가처분소득 확대를 통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해외 금융투자 관련 거래편의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해외금융자산 투자에 따른 이자 및 배당소득을 통해 안정적인 경상수지 흑자구조를 정착시키면 대외충격에 따른 경제변동성도 구조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이 연구위원은 자본수출국인 우리나라에서 원화 국제화는 더이상 위기 발생요인이 아닌 위기를 가장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위기 방어막이라며, 원화 외환시장을 글로벌 국제금융중심지로 확장해 원화를 국제통화로 만들어 나감으로써 원화의 위상과 국격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