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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대기업 M&A 확대로 국내 로봇시장 재편 전망 로봇산업 中企가 98.7% 차지…“산업용 로봇은 유망한 대체산업”

기사입력2025-12-08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산업용 로봇이 노동시장 리스크를 회피하고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국내 로봇산업을 중소기업이 98.7%를 차지하는데, 대기업의 M&A 확대로 로봇시장 재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삼일PwC가 최근 발간한 ‘산업용 로봇시장의 미래전망과 M&A’ 보고서는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로봇산업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구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으로 원가 경쟁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노동 관련 규제 강화는 기업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산업용 로봇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2033년까지 글로벌 시장 10배 성장=산업용 로봇시장은 제조 로봇(약 50%), 서비스용 로봇(약 17.5%), 부품 및 소프트웨어(약 32.5%) 등으로 구성된다. 산업용 로봇의 공급은 제조기업에서 부품을 조달해 로봇시스템통합기업(System Integrator, SI)에 로봇을 납품하면, SI 기업이 로봇 수요기업의 공정프로세스에 맞게 로봇과 장비를 연결(GUI, 통신, 시퀀스제어등)하며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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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로봇연맹(IFR)의 ‘월드 로보틱스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 건수는 약 54만1000건이다. 자동차 제조업이 25%를 차지하며 최대 수요 산업으로 나타났다. 이어 전기·전자 제조업(23%), 금속·기계(14%) 순이었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시장 규모는 2024년 23억200만달러에서 2033년 235억28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29.5%에 달한다.

특히 협동로봇(Cobot)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24년 전체 산업용 로봇 중 협동로봇의 비중은 35%(81억6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이 98.7%…경쟁력 강화를=국내 로봇산업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전체 2500개 기업 중 중소기업이 98.7%를 차지하며, 매출 10억원 미만 기업이 63.7%로 절반 이상을 점한다. 최근 대기업의 인수합병(M&A)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시장 집중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협동로봇 기업들은 중국의 저가 공세와 규모의 경제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 등 주요 기업들이 2024년 기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일PwC는 협동로봇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저가 제품군 확대 ▲부품 국산화 및 기술 고도화 ▲정부의 R&D·실증 지원 확대 ▲AS(사후관리) 체계 강화 ▲글로벌 브랜드 신뢰도 제고가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기술력을 보유한 우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M&A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술 협력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기업 M&A 확대로 시장 재편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로봇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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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삼성전자는 2023년 레인보우로보틱스에 868억원을 투자하며 본격적인 로봇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2024년에는 지분 35%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이를 통해 산업용 및 휴머노이드 로봇기술을 내재화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자동화 분야에 로봇을 확대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향후 인공지능 기반 제어 기술과 결합한 차세대 로봇 플랫폼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를 통해 이족·사족보행 로봇기술을 확보했다. 현대차는 로봇을 단순 제조장비가 아닌 ‘이동성(Mobility) 기술의 확장’으로 보고, 이를 자율주행차·물류로봇·스마트팩토리와 결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물류로봇 ‘스트레치(Stretch)’와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의 상용화를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산업용 로봇뿐만 아니라 웨어러블·자율주행 로봇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로보스타, 로보티즈, 엔젤로보틱스 등 국내 주요 로봇기업을 잇따라 인수하며 하드웨어와 제어 기술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한 미국의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에 6000만 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서빙·배송용 자율주행 로봇시장 진출을 강화했다. LG전자는 로봇을 ‘생활 공간과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정의하며, 가정·호텔·병원 등 서비스 로봇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AI 기반 로봇 솔루션 확보를 위해 로봇 전문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용 로봇 자동화 솔루션 기업 씨메스와 협동로봇 제조사 유일로보틱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으며, 유일로보틱스의 지분 23%에 대한 콜옵션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자체 AI 플랫폼 ‘에이닷(A.)’과 로봇 솔루션을 결합해, 제조 현장뿐 아니라 물류·서비스·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로 로봇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보고서는 “국내 대기업들의 이같은 로봇 분야 투자는 단기적인 사업 확장을 넘어, 인공지능·5G·센서 기술 등 그룹 내 핵심 역량을 융합해 새로운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이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과 네트워크는 국내 로봇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업용 로봇은 가장 유망한 대체산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용 로봇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근로자 1만 명당 산업용 로봇 1012대를 보유해, 세계 평균(162대)의 6배를 웃돌았다. 이는 싱가포르(779대), 중국(470대), 독일(429대), 일본(419대)보다도 높다.

보고서는 “노동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내 상황에서 산업용 로봇은 가장 유망한 대체 산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다만 제조기업의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경우, 로봇 단품보다는 소프트웨어·제어 기술을 보유한 시스템통합(SI) 기업 인수가 보다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일PwC는 “산업용 로봇시장은 단순 제조 자동화에서 벗어나 인공지능, IoT,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과 융합되는 ‘미래 산업의 핵심 축’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 산업은 앞으로도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장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