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받는게 목적 아니다…창업 전과정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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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지원금 받는게 목적 아니다…창업 전과정 함께 정부지원금, 기술, 투자까지 컨설팅 ㈜폴리앤파트너스 이종훈 대표

기사입력2017-04-18 14:03

박홍기 기자 (phk4876@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막상 창업을 하면 정부지원금이나 투자는 어떻게 받는지, 아이템을 어떤 방식으로 사업화할지 그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창업초기기업을 대상으로 정부지원금이나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이템이 완결성을 가질 수 있도록 기술경영까지 함께 컨설팅하는 기업이 있다. 경기도 분당에 있는 ㈜폴리앤파트너스다.

15년전 휴대폰 지문인식 기술 특허출원…시장 반응 ‘싸늘’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폴리앤파트너스 이종훈 대표는 LG전자 LCD사업본부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2002년 휴대폰 스크린에서 지문인식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금융거래시 보안기능 등의 용도로 활용하자며 회사측에 상품개발을 제안했지만, 지문인식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시대에 맞지 않는 아이템이라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회사에 아이디어를 제안했더니 LCD TV스크린이나 만들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이 아이템을 꼭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2002년 11월 회사에서 뛰쳐나와 특허를 내고 사업을 시작했죠.”

㈜폴리앤파트너스 이종훈 대표 ©중기이코노미

5년여간의 회사생활을 접고, 스크린 지문인식 기술을 무기로 전쟁터에 발을 디뎠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스크린 지문인식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LG전자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삼성전자를 찾아가 사업화를 제안했더니 ‘통신사에 가보라’ 했고, 그래서 찾아간 SK텔레콤에서는 ‘은행에 가라’고 했습니다. 은행에 갔더니 ‘금감원에 문의하라’고 했고, 마지막으로 찾아간 금감원은 ‘그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고, 지문을 사용한 금융거래는 국가가 주민번호처럼 관리를 해야 되는데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외면을 했죠.”

이 대표는 4년간 단말기회사, 통신사, 은행, 금감원 등을 찾아 설득하러 다녔지만, 결국 시작도 못해보고 해외기업에 특허를 매각하고 만다.

“2015년에 삼성전자에서 스크린 지문인식 기술을 함께 개발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컨설팅 CEO로 자리 잡은 마당에 갈 이유가 없어 스카웃 제의를 거절했죠.”

휴대폰 스크린 지문인식 기술 특허를 매각한 이후 이 대표는 앞으로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창업을 하다보니 기술개발에만 급급했지, 사업타이밍을 잡지 못했습니다. 정부지원금을 받으려 해도 온통 브로커들 밖에 없어 자금문제를 해결하기도 쉽지 않았죠.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 초기기업 컨설팅이라는 것을 확신했고, 업종을 전환하기로 마음먹은 것입니다.”

엔젤클럽 회장, 투자까지 돕는다…제조업에 강점

이 대표가 2007년 제조기술에서 컨설팅으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폴리앤파트너스가 탄생한다. 기업 비즈니스모델 개발에 참여하기도 하고, 정부지원금을 받을 때 사업계획서 작성을 자문하는 등 예비창업자부터 7년 이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이나 멘토링 사업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25명의 엔젤투자자로 구성된 ‘포스원엔젤클럽’ 회장직을 겸임하면서 투자까지 병행하고 있다.

<그래픽=박홍기기자> ©중기이코노미

“기업에 정부지원금·기술경영 컨설팅을 하면서 괜찮은 아이템이 있다면 투자도 합니다. 엔젤클럽은 지난 2014년 7월에 결성, 지금까지 총 6개 회사에 4억6000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이 대표는 대표적인 성공 컨설팅사례로 ‘㈜베스트화성’을 꼽았다. 이 회사는 칫솔을 생산해 판매하는 중소기업이다. 매출이 적은 회사는 아니었지만, 회사내 연구개발 인력이 없어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베스트화성은 폴리앤파트너스에 컨설팅을 의뢰한 후, 매출을 3배 이상 끌어올리는 쾌거를 이뤘다고 한다.

“새로운 공법으로 롯데월드타워처럼 뾰족한 모양의 칫솔을 만드는 기술개발에 참여해 관련기술을 특허화했습니다. 14억원짜리 장비를 만드는데, 정부지원금도 7억원이나 받을 수 있었죠. 회사의 평균 매출액은 40억원 정도였지만, 특허 하나로 매출이 120억원까지 늘었습니다.”

탈모를 측정하는 ‘㈜크로마흐’라는 회사도 있다. 이 회사는 유전자분석을 통해 탈모가 스트레스성인지, 유전성인지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자금난 때문에 사업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2015년에 우리 엔젤클럽이 10% 지분을 조건으로 1억원을 투자했고, 2016년에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계획서 작성을 도와 총 2억3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폴리앤파트너스의 도움을 기반으로 전국에 16개 지점을 설치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폴리앤파트너스가 선호하는 업종은 제조업이다. 제조기술을 오랫동안 연구했던 이 대표 스스로가 자신있는 분야를 지원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제조업 분야에 탁월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 그 분야 컨설팅을 하게 되면 적합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정부지원금을 활용하는 분야라면 산업에 관계없이 자문을 줄 수 있으나, 예를 들어 IT업종의 경우 기술경영을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 대표는 폴리앤파트너스가 단순히 돈만 받아주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기존의 컨설팅 회사를 보면, 지원금만 받게 해줄 뿐입니다. 우리 회사는 나랏돈만 받아주는 브로커가 아니고, 창업자들이 실패하지 않도록 창업의 전 과정을 함께합니다. 준비가 잘된 기업에 정부지원금과 투자는 자연스럽게 따라 옵니다. 창업초기기업이 창업생태계에서 자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입니다.”